서울숲 / 성수동에 있는 우리술당당에서 열린 막걸리 원데이클래스에 참가한 지인이 선물해 주었다. 최근에는 별로 막걸리를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정말 새롭고 좋은 막걸리들은 꾸준히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진짜 우리나라도 약간 우리 나름의 품격과 취향을 갖추어 나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엔 타국에만 있었다고 생각했던 술에 대한 진짜 전통과 고집이 조금씩 자리잡혀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뭔가 뿌듯하다.
희어라 진은 매우 고급스러운 맛을 가졌다. 이 희어라 진을 만드는 양조장은 도갓집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알고보니 삼호주조장에서 내세우는 프리미엄 라인 브랜드인 것 같다. 아닌게 아니라 지난 2024년 4월 삼호주조장에서 나온 도갓집 생 막걸리를 마셔 본 기억이 났다.
2024.04.2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삼호 도갓집 생막걸리 (6%, 전남 영암군, 도갓집)
술 추천: 삼호 도갓집 생막걸리 (6%, 전남 영암군, 도갓집)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할수 있는 한 다양한 막걸리를 마셔보려고 하는데, 역시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도 새로운 막걸리를 만나보게 되면 아직도 식지 않은 나의 호기심에 내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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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맛이다. 상당히 드라이하고 산미가 멋지게 자리를 잡은 맛이 났다. 약간 요구르트의 맛이 지배적이면서도 시트러스의 경쾌한 산미가 매우 매력적이다. 단맛이 강조되지 않은 것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드라이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도갓집의 양조 솜씨를 느끼게 된다. 또한 이 술은 전남지역의 술이다. 역시 해창막걸리를 떠올리게 된다. 확실히 좋은 쌀을 가지고 전남 스타일로 아주 진하고 새콤하게 빚어 낸 술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이런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아마 후회 하지 않을 것이다.
알콜 농도 역시 16도로 높기에 밍밍하지 않아서 좋다. 진한 맛과 함께 매우 잘 어울리고, 가볍게 마시기 보다는 한잔 한잔 즐겨 가면서 마시기 좋다. 차처럼 단독으로 간단한 핑거푸드와 함께 곁들여도 좋고, 맛있는 한식과 함께 푸짐하게 페어링 해도 좋다. 이렇게 폭넓은 페어링이 가능한 것은 바로 이 특유의 고급스러운 드라이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00% 영암쌀로 곱게 빚은 술이기에 곡식의 고소함이 진하게 풍기고, 지나치게 달지 않아 마치 잘 지은 쌀밥처럼 다양한 궁합이 가능한 것이다.
향 역시 깊고 좋다. 먼저 고소하고 달콤한 향이 주를 이루고, 그 뒤에 살짝 레몬향이 퍼진다. 어쩌면 요구르트 향이라고 해도 좋을 이 새콤한 향이 매우 매력적이다. 술의 맛과 향이 매우 좋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이 희어라 시리즈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좀 이상할 정도다. 언젠가 이 술과 이 술을 만드는 삼호 도갓집이 좀 더 잘 알려지기를 바란다.
지금 찾을 수 있는 것 중 그나마 참고할 만 한 것은 지난 2023.12.에 전남도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취재 기사 정도이다:
< 깔끔한 뒷맛이 또 한잔을 부른다: 영암 도갓집 무화과생동동주>
https://news.jeonnam.go.kr/news/view.html?skey=&x=0&y=0&page=17§ion=91&category=95&no=7702
깔끔한 뒷맛이 또 한잔을 부른다
▲영암 도갓집 삼호주조장이 빚는 전통주무화과가 뿜어내는 은은한 향이 매력적이다. 쌀이 동동 떠 있는 모양새가 식혜나 다름없다. 색깔도 뽀얗다.한 모금 마셔봤다. 목젖을 타고 미끄러지듯
news.jeonnam.go.kr
질감은 다소 무게감이 있고 살짝 알콜의 킥 역시 잘 느껴지는 편이다. 희어라 시리즈는 희어라 진(津)과 희어라 연(軟)의 두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 마신 희어라 진(津)의 경우 약간 남성 애주가들을 위한 술이라고 한다 (위 링크 참조). 확실히 질감에서도 그런 느낌이 나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런 프리미엄 막걸리들의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살짝 탄산이 남아 있는 것도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 술 역시 막걸리 원주인 전내기로서 매우 훌륭한 술이라고 생각한다. 전내기 리스트에 이 술도 과감히 포함한다.
<맛있는 전내기 (물을 타지 않은 막걸리 원주)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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