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홀리 (Mark Holy) 시리즈 중 가장 도수가 높은 마크 홀리 드라이 12.0도를 마셔 보았다.
이전 마크 홀리 시리즈의 리뷰는 아래를 참조해 주기 바란다.
2022.06.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Mark Holy 마크 홀리 오리지널 6.0
2023.04.0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Mark Holy 마크 홀리 오리지널 10.0
한 마디로 명작이다. 정말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거의 현존하는 프리미엄 막걸리 중, 전내기 (물을 거의 타지 않은 원주)류의 탑급 술을 만드는 게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한 잔 마시는 순간부터 만족감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역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14도에 가까운 농밀하고 진한 막걸리 전내기구나 하는 것을 다시 느꼈다.
라벨에 드라이라고 써 있었지만, 확실히 달콤했다. 물론 백종원의 백술도가나, 아니면 신동막거리 원주와 같은 수준의 하햔 초콜렛 같은 강렬한 달콤함까지는 아니지만, 역시 좋은 쌀로 만든 술 특유의 잊기 어려운 녹진한 달콤함이 있었다.
이전 리뷰했던 금학탁주가 떠오르는 맛이었는데, 12도의 알콜도수 (금학탁주는 13도)도 비슷하고, 주요 재료인 김포 쌀이 겹쳐서 그런지 정말 닮은 느낌이었다.
2022.10.1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금학 탁주 (13도, 강화 금풍양조장)
풍성한 단맛을 마치 누르는 것처럼 알콜의 알싸함이 파고 들어오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14도보다 2도나 낮은데도 확실히 알콜의 펀치가 느껴진다. 괜히 드라이라는 표현이 붙은 것이 아니다. 이 부분도 상당히 신경 쓴 느낌이 든다. 그리고 곡물의 고소함도 확실히 살려 두었다. 뉘앙스를 남겨 가는 술의 복잡한 맛을 의식하여 빚은 술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한 잔, 한 잔 마실 때마다 아주 잘 만든 술이라는 생각이 계속 강해졌다.
향 또한 좋았다. 메론 계열의 과실향이 느껴지고, 이에 따라 살짝 들꽃 향기와 고소한 막걸리 향이 섞여서 느껴진다. 술을 마시는 내내 향이 잘 유지되고, 조금 양을 많이 따라 두면 살짝 잘 펴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힘이 있는 향기라고 하겠다. 정말이지 진지하게 술을 만드는 것을 알 수 있어 기뻤다. 역시 맥주를 제대로 만드는 사람은 막걸리도 제대로 만드는구나, 하고 새삼 감탄했다.
질감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일단 탄산은 거의 없다. 충분히 점도가 있는 액체가 기분 좋고 묵직한 바디를 자랑한다. 양이 많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질감이다. 이런 술은 정말 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마크홀리 드라이 12도 짜리에는 어떤 물이 들어가는지 모르지만, 상당히 깨끗하고 잘 관리된 물을 쓰는 느낌이 든다. 질감을 결정하는 것은 역시 물이라고 생각하는데, 녹진하고 꾸덕한 전내기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시원하게 넘어가는 맑은 질감을 잃지 않은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막걸리를 마시는 즐거움은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도 있지만, 역시 쌀 자체의 풍부함을 느끼는 것도 크다고 본다. 술 그 자체보다, 순수한 쌀이 줄 수 있는 가장 맛있고 자극적인 형태가 바로 이 막걸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크홀리는 확실히 그 경지에 오른 제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 같다. 앞으로가 정말 기대된다. 많이 홍보하고 많이 알려서 오래 오래 마시고 싶은, 그런 막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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