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지역 막걸리 중 가장 프리미엄을 자랑하는 금학 탁주를 드디어 개봉해서 마셔 보았다.
이 금학탁주를 만드는 금풍양조장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한 금풍양조 리뷰를 꼭 참조하기 바란다.
2022.10.0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금풍양조 (6.9도)
먼저 포장부터가 아주 럭셔리하다. 개인적으로는 프리미엄 막걸리의 병 디자인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다.
먼저 이렇게 쌀포대를 가지고 겉의 포장을 해 주는데,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재질도 종이류의 친환경 소재라서 더욱 호감이 갔다.
그리고 이 포장을 뜯고 나면, 금학탁주의 보냉 포장이 나온다.
막 번쩍 번쩍 한 것이, 벌써부터 기대감이 올라온다.
상당히 포장에도 신경을 쓴 것 같은데, 다른 프리미엄 막걸리 (예를들어 해창)보다 세련되었고, 허례허식이 적다는 점 (예를들어 서울막걸리)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맛은 전형적인 전내기의 진하고, 달콤한 맛이다. 개인적으로 백종원 사장님의 백걸리, 이박사 신동막거리 원주, 또는 서울 골드 막걸리와 유사하다고 느꼈다. 해창은 여기에 좀 더 새콤달콤한 맛과 매콤함이 더해지니 확실히 구별된다. 이래 저래 해창은 참 대단하다고, 새삼 생각해 본다.
2022.05.0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해창 막걸리 15도 (해창 블루)
2022.06.0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서울 골드 15%
2022.08.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백걸리 (백술도가)
2022.08.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이박사 신동막걸리 원주 12% (청산녹수)
프리미엄 전내기 막걸리 장르를 하나 만들어도 될 만큼 종류와 개성이 분명해 지는 것 같다. 위에 언급한 4가지 술에 더해서, 이 금학탁주도 정말 인상 깊고 맛있는 한 잔을 경험하게 해 준다.
물을 최대한 적게 타기 때문에, 도수는 13%로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나 도수가 높아진 만큼 보관성이 훨씬 좋아진다. 나는 만약 막걸리를 수출하고자 한다면 6도짜리 막걸리가 아니라, 이런 전내기를 수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맛도 훨씬 좋고, 부가가치도 높을 뿐더러 심지어 보관성도 좋다. 대량생산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살균탁주와 함께 이 전내기야 말로 수출에 최적화된 막걸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맨날 이야기 하는 거지만, 왜 국순당에서 전내기를 내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자꾸 주가가 떨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망상을 해 본다... (물론 진지하게 말하자면 국순당의 주가 하락은 투자업을 하는 자회사의 투자 실패로 인한 당기순손실 발생 때문에 일어난 것 이라고 보기는 하지만...)
금학탁주의 맛은 완성된 전내기의 맛의 표준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딱 입에 대는 순간, 와, 정말 맛있다! 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기본적으로 쌀의 꽉찬 단맛에, 포도맛, 부드러운 메론 식의 과일 맛 두가지가 묘하게 배합된 상큼한 단맛이 터져나온다. 뒷맛은 압도적으로 포도다. 매콤한 맛은 거의 없고, 알콜 킥도 약하다. 하지만 강렬한 단 맛 후에 마치 알콜로 이 모든걸 씻어낸 것처럼 깔끔한 뒷맛이 포인트다. 때로 막걸리를 마시고 콜라나 아니면 위스키, 아니면 생수로라도 잔당감을 씻어내 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이 금학 탁주는 그런 것이 없다.
충분히 걸쭉하고, 또 충분히 달콤한데도 불구하고, 과일처러 깨끗한 단맛이 포인트다. 그에 더하여 스쳐가는 깔끔한 뒷맛이 매우 인상적이고, 결과적으로 술맛을 상큼하고 깔끔하게 인상지워준다. 이런 술은 정말이지 탁주 분야에서는 흔치 않다. 아마 재료가 상당히 좋을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강화도 쌀에 정제수로 만드는 술인데 양조 기술도 훌륭하겠지만, 분명 재료가 훌륭할 거라는 예상이 들었다.
향도 무척 좋았다. 확실히 프리미엄을 하려면 이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풍부한 과실향에 고소한 쌀 향과 상큼한 풀향이 섞여나는 귀한 향을 가진 술이라면 훨씬 비싸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정말로 선물용으로 최고가 아닌가, 향을 맡으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향에 대해서는 아직 우리 막걸리는 물론 다른 전통주도 많이 약한 편이라는 선입견이있는데, 이렇게 깨 주니 나로서는 반가울 따름이다. 향에서는 쌀의 달콤함과 고소함은 물론, 약간의 베리향과 부드러운 솔잎의 느낌까지 함께 났다. 향이 복합적인 것도, 또 매우 향기로운 것도 모두 좋았다.
질감은 확실히 바디감이 있고, 부드럽고 녹진하다. 전내기 특유의 소위 '꾸덕함'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점은 잘 익히고 발효시킨 막걸리 특유의 부드러움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의미에서 초콜릿마저 연상시키는 이 농후한 부드러움이 정말 매력적이다.
전내기- 막걸리 원주는 정말 훌륭한 술이다. 대중적이고, 마시기 좋고, 나름 도수도 갖추어서 취기도 오른다. 그러나 알콜의 부담스러움은 거의 없으며, 다른 안주와의 매칭도 훌륭하고, 음료로서 그 자체를 즐기기에도 매우 좋은 술이다.
이런 좋은 술을 좀 더 많은 사람이 낮은 가격에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 분명 큰 경쟁력을 갖춘 술인데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금풍양조 같이 퀄리티 있는 술을 만드는 곳이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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