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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세종대왕 어주 (장희도가, 약주)

by FarEastReader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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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소개한 세종대왕 어주 탁주를 만든 장희도가에서 나온 약주를 마셔보았다. 

15도짜리 고급 약주다.

 

세종대왕 어주 탁주도 상당히 매력 넘치는 술이었는데, 그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2022.09.2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세종대왕 어주 탁주 (장희도가)

 

술 추천: 세종대왕 어주 탁주 (장희도가)

충북 청원군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주)장희 (장희도가)에서 나온 술이다. 이 세종대왕 어주가 만들어지는 ‘장희도가’는 장정수, 김주희 명인 부부가 장정수 명인의 고향인 청주 쪽으로 귀촌

seoulindanger.tistory.com

 

먼저 라벨에 2019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표시와, 병목의 스티커가 눈에 들어온다. 확실히 기대를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또한, 아래와 같은 마케팅 문구도 좋다.

세종대왕 어주(御酒)는 세종대왕 재위시절 어의 전순의가 쓴 산가요록에 소개된 '벽향주' 주방문을 이용해 재현된 고급 전통주입니다.

 

다만 라벨에는 '재위시절' 이라고 써야 할 부분이 '제위시절'으로 잘못 기재되어 있고, '재현된'으로 써야 할 부분을 '재연된'이라고 되어 있다. 한자를 몰라서 생기는 문제이며, 맞춤법에 대해 무지한 결과이리라.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한 잔 따라 놓고 보면, 황금빛으로 곱게 빛나는 약주의 빛깔과 색채부터 예사롭지 않은 술이란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약주 특유의 달콤한 향이 부드럽게 퍼지고 (향이 그리 강하지는 않다), 아주 맑고 깨끗한 물을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맛이 달콤하지만, 나름 상당히 절제되어 있어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초정리 광천수로 술을 만들었다는데, 그래서인지 살짝 약주이지만 청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탄산이 있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마시면 마실수록, 부드러움 속에서 힘과 순수한 알콜성, 그리고 청초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확실히 일품이다. 약주를 많이 마셔본 것은 아니지만, 나름 유명한 아래 약주들은 챙겨 마셔 보았는데, 드라이함과 깔끔함, 그리고 절제된 단맛이라는 측면에서는 이 세종대왕 어주 약주가 확실히 다른 약주보다 나은 점이 있었다. 다만 아주 강렬하거나 개성적인 맛은 좀 부족한 듯 하고, 오히려 정말 반주로 즐기기에 좋은 술이 아닐까 한다.

2022.03.2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천비향 약주

2022.01.2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풍정사계 춘(春) - 전통주(약주)

 

확실히 갈비를 구워 함께 마시니 정말 부드럽게 달라 붙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제사 같은 곳에 쓰면 딱 좋을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단순히 맛을 넘어서 이렇게 정성스럽게 빚은 술을 조상이나 영혼에게 드린다라고 하는 것이 뭔가 굉장히 뜻깊은 일처럼 문득 느껴진 것이다. 

그만큼 이 술은 고유의 특징과 깊이가 느껴졌다.

 

향은 다소 약한 편이지만, 그래도 깔끔하고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선비 같은 술이라고 느껴졌다. 확실히 자극적이지 않은 술인 것이다. 살짝 꽃향기가 나는 것이 재미있는데, 들꽃의 향기가 꼬리처럼 향의 끝을 장식했다.

 

질감은 적당히 바디감이 있는 중간 정도의 바디감이었다. 술 전체는 매끄러운 느낌이나, 역시 도수가 15도 정도 있는 만큼 다소의 알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맛 자체가 부드럽고 연해서 질감도 그에 맞춰진 느낌이다. 특별히 거칠거나 조직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만 차게 해서 마시면 유난히 약주 답지 않게 청량하고 깔끔하게 느껴지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 세종대왕어주 탁주가 실제 과거 조선의 왕이 즐긴 술과 같은 것인지 알 길은 없으나, 확실히 이 술은 문인(文人)의 술임이 느껴졌다. 관능적인 느낌보다는 시나 좋은 글이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다. 전통주는 확실히 단맛이 강하다는 인상이 있는데 이 술 역시 달콤하긴 하지만, 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기품있는 맛을 자아낸 것은 분명히 칭찬할 만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온다. 약주와 소주가 더 맛있어지는 계절인 것이다. 더 활기차고 건강한 겨울, 더 즐거운 겨울이 되기 위해 지금 이순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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