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별산 막걸리 (양주)

by FarEastReader 2022. 10. 24.
728x90
반응형

별산, 특별한 산미라는 뜻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라빈리커스토어에서 별산막걸리를 발견했을 때, 사진의 라벨에 있는 것처럼 '별이 내리는 산' 이라는 문구를 보고, 어 이렇게도 풀 수 있구나, 하면서 살짝 웃었다. 이래 저래 로맨틱한 술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박순욱 기자의 술기행에도 소개 된 적 있는 이 별산 막걸리는, 확실히 특별히 맛있는 술이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산도가 강한 술을 마셔 왔지만, 그 중에서 베스트다. 개인적으로 산미 하면 유명한 복순도가나 금정산성 막걸리보다, 이 별산 막걸리가 훨씬 맛있었다. 산미도 가장 입에 맞았다.

2022.08.2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복순도가 탁주
2022.05.1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복순도가 손막걸리 (울산)
2022.05.2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금정산성 막걸리 (부산)

이 술은 경상도 스타일의 새그러운 (새콤하다의 방언) 술이 아니었다. 오히려 기분좋게 맛좋은 홍초나 감식초의 부드러운 산미가 정말 아름답게 배어나오는 그런 산미를 갖추고 있다.

쌀로 잘 만든 막걸리는 특유의 쌀의 고소함 + 달콤함과 함께 과실향이 넘쳐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메론향이나 바나나 같은 마로야까 느낌의 (부들부들하고 크리미한 단맛) 단맛이 강한데, 가끔 이 별산 막걸리나 DOK 막걸리처럼 포도향과 풋사과 향이 나는 막걸리가 있다. 이 별산 막걸리는 정말이지 포도향/풋사과향 막걸리의 대명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간만에 "나 이 막걸리 좋아해" 라고 말할 수 있는 진짜 맛있는 막걸리를 만났다. 개인적으로 과일 주스 중에서도 포도주스를 제일 좋아하는데, 포도 주스 한잔을 쭉 들이킬 때의 시원함과 포도 특유의 기품있고 세지 않은 달콤함과 산미가 일품으로 다가왔다.

도수도 6.5%로 살짝 변칙적인 것이 마음에 든다. 실제로 거의 알콜을 느낄 수가 없는데, 술을 잘 모르지만 이 술을 좋아하는 한 지인은 "예전에 마시던 야쿠르트 소주 같다"라는 말을 하였다. 나름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양조장과 이 술에 대해 좀 더 파고드는 설명을 읽고 싶은 분은 박순욱 기자의 기사를 참조하기 바란다.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5&t_num=13608860

<박순욱의 술기행> [Interview] 김민지 양주도가 부대표 “막걸리 상극인 식초 넣어 신세계 연

<박순욱의 술기행> [Interview] 김민지 양주도가 부대표 “막걸리 상극인 식초 넣어 신세계 연 별산막걸리”

economychosun.com


위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별산 막걸리는 식초균을 활용한 막걸리다. 그래서 실제로 마셔보면, 식초의 맛과 질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지인들과 술마시는 자리에서 누군가 소주에 홍초를 타 마시는 것을 선보였는데, 그 때도 참 맛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술 특유의 단맛을 눌러 주는 것으로 역시 최고는 산미의 활약인데 (쉽게 말해 과일을 생각해 보라), 막걸리의 산미는 보통 신김치의 산미처럼 사실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별산 막걸리는 술 자체가 잘 익어서 상당히 고급스럽고 상큼한 단맛이 나는 데다가, 식초균의 활약으로 몽글몽글하고 자극적이지 않지만 존재감이 강한 산미가 엮여져 매우 잘 조직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이런 술은 정말이지 음식과 함께 마시는 것도 좋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가벼운 음료로서, 마치 한잔의 차처럼 그냥 음료 자체를 즐기는 방식으로 마시는 게 더욱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향 또한 일품이다. 풋사과의 싱그러운 향과 함께, 들꽃의 아련함이 함께 피어난다. 향의 강도나 지속성도 강한 편으로, 병에 코만 대어 봐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한 잔 따라 놓으면 쉽고 분명하게 향을 확인할 수 있다. 잡내는 당연히 없고, 식초의 흔적도 살짝 느껴진다. 살짝 달콤한 인상의 향인데, 막상 마셔보면 새콤하니 이 차이에서 오는 매력도 무시 못한다. 일반적인 우리 술들과 달리, 향이 상당히 투명한 느낌이 난다. 알콜 도수가 그렇게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질감은 담은 막걸리와 비슷하다. 실제 지게미가 아주 곱고 고르게 섞였는지, 술 액체 부분과 지게미가 층을 지어 분리되지도 않고 뽀얗고 하얀 우윳빛 색채를 잘 유지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막걸리를 아주 좋아하는 편인데 (아래 막걸리들 참조), 딱 이 별산막걸리가 그런 계보였다.
2022.05.0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담은 막
2022.04.2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DOK 막걸리
다름의 바디감이 있는 술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맑은 물이 느껴지는 깔끔함과 맑음을 갖춘 그런 막걸리였다. 탄산은 느낄 수는 있지만 그렇게 까지 강한 편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새콤함과 탄산이 둘 다 모두 강하면 너무 자극적이라고 느껴지고, 막걸리의 고유한 단맛이자 개성인 '쌀의 단맛'이 죽는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식초의 산미라는 해답을 찾아낸 별산 막걸리가 맛이나 질감 두 면에서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다소 독특한  풍미의 막걸리지만, 정말 맛있고 좋은 막걸리이니 꼭 한 번 마셔보기를 권한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