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프리미엄 막걸리들을 쭉 돌아가며 마셔보고 있다. 아무래도 지방 갈 일이 줄어들어서, 서울에서 고를 수 있는 다양한 막걸리를 경험하려고 하다 보니, 마트 등에 들어온 프리미엄 라인을 구하게 된다.
이 담은 막걸리 또한 전국 마트에 들어가 있는 고급 프리미엄 막걸리 중 대표적 브랜드이다.
복순도가, 우곡생주, 해창12도, 이랑이랑 이런 것들이 15,000원 전후하여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 번에는 담은 막걸리를 선택해 보았다. 우선 포천이라는 지명이 마음에 들었고, 병 마개를 감싸고 있는 한지가 파란색 한지와, 흰색 한지 두 가지 버전이 있는 것이 독특해 보였다. 우선은 좀 더 중후(;;)해 보인 파란색 한지 버전을 골랐다.
우유처럼 보이는 외관에서 알 수 있듯, 매우 부드럽고 밀키(milky)한 막걸리이다. 탄산이 거의 없고, 메론/참외나 바닐라 같은 마로야카 (부드럽고 녹진한) 한 단맛이 난다는 점에서, 아래의 DOK 막걸리나, 나루 생 막걸리와 유사성을 찾을 수 있었다.
2022.04.2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DOK 막걸리
2022.03.0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나루 생 막걸리
특히 개인적으로 매우 우유같이 부드럽다는 점에서 DOK 막걸리와 유사한 듯 느껴졌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면 추천 막걸리 리스트에는 들어갈 수 없다.
이 담은 막걸리에도 역시 포천 일동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막걸리 답게 개성과 장점이 분명히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잘 익은 곡식의 맛이었다. 이 담은 막걸리도 기타과당이 들어갔다고 하는 걸 보면, 분명 과일향을 의도하고 단맛을 추가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이 과당의 진한 단맛을 뚫고 올라오는 쌀의 힘이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막걸리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곡식이 발효된 맛은 부드럽지만 확실히 과일맛과 다르다. 좀 더 고소하고, 깊은 단맛이 난다. 물론 DOK나 나루 생 막걸리도 오히려 쌀로만 맛을 낸 막걸리이기 때문에 이 담은 막걸리와 큰 차이가 없어야 하겠지만, 이 담은 막걸리는 물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발효 과정의 기술인지 곡식맛이 더욱 강조된 단맛이 뚜렷이 자리를 잡아 주고 있다. 오히려 이 곡식맛이 심지가 되어 주기 때문에, 기타과당을 추가하는 잔 테크닉을 자신있게 구사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또 하나, 향도 강점이다. 이 담은 막걸리는 도수가 6.5%로 살짝 높은데, 그래서인지 향도 조금 더 세게 느껴진다. 어쩌면 위에서 적은 중심을 잡고 있는 곡물맛의 느낌도 이 0.5%의 미묘한 알콜 차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막걸리의 달큰한 향을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풍기는 모습에서, 확실히 프리미엄 막걸리의 풍모를 느낀다.
질감 역시 만족스러웠다. 부드럽고 밀키한 감촉 뒤에 정말 막걸리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깔끔한 맛이었다. 뭐 하나 걸리는 게 없고, 스스륵 넘어간다. 아마 이 촉감을 상당히 신경 쓰지 않았나 싶다. 목넘김이 부드러운 막걸리를 추구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당히 인상깊은 질감이었다. 그런 만큼 바디감이 특별히 있는 편은 아니지만, 이 매끄러움 또한 아주 독특한 경험이었다. 막걸리 중에 비슷한 것을 찾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아직 막걸리를 많이 마셔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꽤 인상깊은 막걸리인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탐구해 보아야겠지만, 그래고 꽤 수위권에서 내려오기 어려운 막걸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다.
즐거운 삶에서 종종 찾게 될 것 같은 막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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