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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해창 막걸리 9도

by FarEastReader 202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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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전 리뷰한 해창 막걸리의 리뷰를 첨부한다
2022.03.2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해창막걸리 12도
2022.05.0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해창 막걸리 15도 (해창 블루)

해창 막걸리에 완전히 빠져들게 된 나는, 해창 주조에 인터넷 주문을 하여 다른 주종도 한 번 맛 보기로 했다. 이 해창 막걸리 9도는 종종 몇몇 삼겹살 집이나, 막걸리 전문점에서도 만나 볼 수 있는 술이기는 하다. 아무래도 이전 리뷰한 고도주 라인 (12도나 15도)는 반주로 곁들이기에 막걸리 치고 도수가 높을 수 있지만, 이 9도까지는 알고 마시는 사람은 즐길 수 있기에, 그리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부담이 적어서인지 종종 음식점에서 보이는 라인이다.

이번에 마신 9도 역시 해창막걸리의 특징을 잘 유지하고 있는 훌륭한 막걸리였다.

요구르트를 떠올리게 하는 잘 익은 맛, 달콤함과 산미가 풍부하다. 쌀로 만든 술이라는 느낌이 절로 드는 곡식의 고소함과 누룩의 달큰함까지 모든 것이 조화롭다. 새콤달콤이라는 말이 정말 절로 나온다. 9도라는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알콜의 킥 (kick)이 없이 술술 넘어간다. 6도와 달리 9도만 되어도 한병으로 충분히 취하고 잠들어 버릴 수 있는데, 정말 이렇게 맛있게 술이 들어가다니 놀랍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 9도는 12도나 15도(해창블루)에 비하면 사실 맛이 좀 연하기는 하다. 농후함도 살짝 적기는 하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함께 하기에는 정말 12도나 15도에 비해서 훨씬 좋은 것 같다. 맛 자체가 매우 개성적이고 강한데도, 9도는 다른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12도나 15도는 솔직히 술이 음식을 압도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9도는 아주 부드럽게 배어든다.

그런 의미에서, 6도의 묽은 막걸리의 표준은 어디까지나 장수막걸리라고 한다면, 9도 이상의 농후하고 꾸덕한 막걸리의 표준은 이 해창 막걸리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계열로는 우곡생주가 있는데, 해창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0도인 우곡생주는 알콜도수가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달콤함이 강조된 술임을 알 수 있다.
2022.04.1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우곡생주 배혜정도가

해창막걸리 9도의 향 또한 좋았다. 이 향 만큼은 다른 12도나 15도에 비해서도 지지 않는 힘과 풍부함을 갖추고 있었다. 솔직히 이 9도가 정말 괜찮아서, 만원이 안되는 가격 (해창주조 인터넷주문 출고가 8,000원)을 생각해 보면, 12도 (출고가 12,000원 정도)나, 15도 (출고가 55,000원), 18도 (출고가 11만원)을 굳이 마실 필요가 있을까 생각마저 들었다.

찹쌀의 달콤하고 고소함과, 맵쌀의 세고 톡 튀는 맛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향에도 그대로 이 특징이 드러나는 해창 막걸리 특유의 조화로운 맛과 향이 9도에도 결코 떨어지거나 모자라게 구현되지 않는다. 물론 12도와 15도에는 한층 높은 수준으로 풍부하게 즐길 수 있지만, 나와 같은 매니아나 술 자체를 차를 마시듯이 경험하는게 아니라면, 이 9도 만으로도 충분히 해창막걸리의 즐거움과 독특함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질감 또한 농후하고 점도가 있는 꾸덕함이 살아 있는 해창막걸리 그 자체였다. 다만, 9도에서는 약간 텁텁한 기운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다. 이런 점은 살짝 12도나 15도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긴 하지만, 나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정감있는 질감이라고도 느껴졌다.

해창은 다소 마케팅 적인 측면에서 가격을 무리하게 측정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9도나 12도는 그래도 합리적이지만, 15도 (출고가 5만5천원)나 18도 (출고가 11만원)는 확실히 가격으로 프리미엄을 만들어 낸 면이 강하다고 본다. 실제 마셔 보아도, 오히려 9도나 12도가 정말 훌륭해서 15도와의 차이는 오히려 부차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늘 참고하는 조선일보 박순욱 기자의 해창막걸리 방문기도 한 번 참조할 만 하다.

https://biz.chosun.com/distribution/food/2021/12/29/UDO25VKLLNH6HOM744CT4L4VG4/

[박순욱의 술기행](65)110만원 짜리 해창 막걸리 아폴로, 과연 비상할까?

박순욱의 술기행65110만원 짜리 해창 막걸리 아폴로, 과연 비상할까 11만원 하는 해창 18도 막걸리 히트 친 해창주조장 오병인 대표 도자기병에, 금 한돈으로 글자해창까지 새긴 해창 아폴로21도

biz.chosun.com


이런 저런 논란은 있지만, 여전히 해창 막걸리는 정말 훌륭한 술이다.

부디 계속 발전하고, 자본을 축적해서 한 차원 높은 막걸리를 만들어 내 주기를 바란다.

해창막걸리 9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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