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혜정도가의 술에 대해서는 대체로 높은 평가를 줘 왔다. 일단 알류미늄 마개에서부터 엄청 호감이 생긴다. 우리 막걸리 시장도 언젠가는 이 알류미늄 뚜껑으로 모두 대체 해서 술의 품질 보장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배혜정도가의 다른 술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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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곡생주는 정말 괜찮게 마셨던 기억이 있다. 농후하고 꾸덕한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해창 막걸리와 함께 우곡생주를 강력 추천한다.
이 배혜정도가에서 나오는 무아스타팜 막걸리로서 약 2천원대 후반 ~ 3천원 정도 가격대를 형성하는 준프리미엄급 막걸리로 '호랑이 생 막걸리'라는 것이 있다. 취급하는 곳이 별로 없어서 관심만 가지고 마셔보지 못했는데, 공덕역에 있는 롯데마트에서 보이기에 냉큼 집어왔다. 그리고 마포역의 한 식당에서 사람들과 함께 이 막걸리를 마셔 보았다.
호랑이 생 막걸리의 장점은, 장수/지평 막걸리로 대표되는 요즘시대의 대중 막걸리의 맛을 오롯이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확 튀거나, 개성적인 매력은 없지만, 감히 장수막걸리가 잡아 놓은 달콤+청량한 탄산+약간의 산미+맑고 라이트한 질감으로 대표되는 대중 막걸리 중에서는 가장 고급스러운 맛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장르의 준 프리미엄급 중에서 느린마을 막걸리라던지, 국순당에서 나오는 비슷한 가격대의 막걸리들도 있지만, 확실히 이 배혜정도가의 호랑이 생 막걸리가 구하기 어려운만큼 확실히 한 수 위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살짝, 이 배혜정도가의 막걸리들은 좀 더 단맛이 강한 감이 있는데, 이 호랑이 생 막걸리도 단맛이 조금 두드러지는 느낌은 있었다. 분명히 아스타팜은 쓰지 않았는데... 그리고 라벨에도 자연의 단맛이 8주동안 살아 있다며 강조하고 있는데...
라벨을 보니 '에리스리톨' 이라는 것이 8.389%가 들어 있다. 어 이건... 뭐지? 싶다. 에리스리톨은 일단 뭐 '천연감미료'이고, 몸에 거의 남지도 않고 치아에도 영향이 없는 그런 성분이라고 하며, 설탕보다 수백배의 단맛을 자랑하는 대부분의 다른 합성감미료와 달리 설탕의 70% 수준의 단맛을 내는 성분이라고 한다. 그래도 일단 뭔가 넣었긴 넣었다는 이야기이니, 완벽히 쌀로만 맛을 낸 것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그래서 그런가 그리 어색하지는 않아도, 확실히 단 맛은 다른 무(無)아스파탐 막걸리보다 강하기는 했다.
향을 잘 다루는 것 또한 배혜정도가의 특징이다. 이 호랑이 생 막걸리 또한 향은 깊고, 좋다. 고깃집에서 마셔서 상대적으로 향을 느끼기 어려웠고, 또 종이컵에 받아 마셨던 것도 향을 즐기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었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내는 향이었다. 잘 익은 막걸리의 향이 났으며, 역한 누룩 향은 거의 나지 않고, 향기로운 달콤함이 인상적이었다. 장수 막걸리의 향을 1.3배정도로 강화 시키고, 거기에 살짝 벌꿀향 같은 것이 첨가된 느낌이었다.
질감은 비슷한 맛을 가진 장수나 지평막걸리에 비해서 살짝 더 점도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조금 더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바디감이 느껴질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조금 더 걸쭉한 느낌이 난다는 점에서 개성이라면 개성일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불순물도 없고, 깔끔하게 입 안을 코팅해 주며 넘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질감은 특별하지는 않아도, 감점 요인도 없는, 무난한 느낌이었다.
구하기는 좀 힘들지만, 눈에 보이면 얼른 사 두고 싶은 그런 제품이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꼭 챙겨 놓고 마셔 보아도 후회가 없는 막걸리라고 생각한다. 좋은 술을 만드는 배혜정도가를 계속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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