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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해창 막걸리 18도

by FarEastReader 2022.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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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창막걸리 18도를 마셨다. 한 병에 출고가 11만원짜리 막걸리이니 엄청난 호사가 아닐 수 없다.

2021년까지만 해도 '롤스로이스 막걸리'라는 별칭이 붙어 있었는데, 롤스로이스사에서 항의를 받아 지금은 그냥 해창 막걸리 18도로만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해창 15도를 해창 블루라고 부르는 만큼, 이건 해창 골드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 롤스로이스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던지, 다른 별칭이 잘 안 붙는 것 같다.

과거의 해창막걸리 리뷰를 링크한다

2022.05.0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해창 막걸리 9도

2022.05.0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해창 막걸리 15도 (해창 블루)

2022.03.2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해창막걸리 12도

 

이 해창 막걸리 18도 짜리는 솔직히말해서 추천할까 말까를 정말 망설였다. 이유는 11만원이라는 가격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맛의 퀄리티는 해창막걸리 12도부터는 큰 차이가 없다. 해창막걸리 15도만 되어도 최고 수준의 고급스러움을 즐길 수 있다. 이 18도 또한 한층 깊어진 재료의 맛과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알콜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꽉 찬 발효주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만, 이게 해창 블루 (15도 짜리)의 2배 가격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수입 와인이나 위스키의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비교하면, 우리 전통주 막걸리도 이런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술이 하나 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이다.

 

먼저 맛이다. 확실히 이 쯤 되면 막걸리는 '발효주'라는 새로운 장르로 불러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굉장히 농익은 맛이 난다. 요구르트처럼 새콤달콤하지만, 맛의 구성이 깊다. 알콜 도수가 높지만, 마치 고급 와인처럼 전혀 알콜맛을 느낄 수가 없다. 오히려 다른 맛들이 더욱 생생히 드러나기 위해 알콜이 있는 느낌이다. 찹쌀의 단맛, 신맛, 맵쌀의 알싸하고 고소한 맛이 모두 풍부하게 피어난다. 명작이다.

 

향 또한 좋다. 다만 이상하게도 15도나 12도에 비해 향이 강하지 않았다. 오히려 향이 맛에 포함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맛에 향까지 가두어 버렸다고 이야기하면 좀 이상하려나? 코를 대고 술의 향기를 느끼려 하면 희미하지만, 막상 한 잔 마시고 입에 머금으면 풍요로운 곡식과 달콤한 요구르트 향이 깊게 퍼진다. 이 또한 아주 급이 높은 향의 매력이라고 하겠다. 좋은 와인이나 위스키도 이런 식으로 술 액체 그 자체 보다, 술을 머금었을 때 피어나는 향이 진짜 매력일때가 많기 때문이다.

 

질감은 해창주조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는 꾸덕함 - 농후하고 점도가 높은 기분좋고 부드러운 뻑뻑함을 유지하고 있다. 해창 막걸리 6도도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건 이런 농밀한 꾸덕함을 유지해 낼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현재 시중에는 9도와 12도 짜리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15도와 18도는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안다. 6도 또한 일부 식당을 빼고는 공급이 어렵다는데, 언젠가 한 번 날 잡아서 해남을 내려가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나도 해창주조의 순례자가 되는 구나... 18도는 묵직한 바디감과, 높은 알콜도수에 의해서도 다소 무거운 질감이 느껴졌다. 굉장히 만족스럽고, 꽉 차는 질감이다. 정말 따라오기 어려운 질감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네이버에서 아주 좋은 기사가 있기에 첨부한다. 해창주조와 해창 막걸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은 꼭 한 번 읽어 보기 바란다.

http://naver.me/5IFJyTGU

 

정용진이 세 번 취한 인생 막걸리, 11만 원이 겸손한 가격?

[BY 네이버 여행플러스] 해창주조장 오병인 주인장 인터뷰 해장 18도 출고가 11만 원에도 잘 팔려 “막걸...

m.post.naver.com

 

이번 사진은 일부러 롤스로이스 그림이 보이게 찍어 보았다. 

해창 막걸리 18도

 

좋은 술은 인생을 정말 행복하게 한다.

그리고 여행하고 싶게 만든다. 

 

알콜이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인류 문화에 기여한 바는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막걸리가 많은데, 이북 지역에도 어떤 막걸리들이 있을까 궁금하다. 아마 쌀과 식량이 모자란 시절을 겪으며 많이 쇠퇴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평양지역과 같이 평야지대에는 여전히 레시피가 남아있지 않을까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해창 막걸리는 참 좋은 술이다.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그랬듯, 나도 감히 비싸지만 이 술을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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