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해창 막걸리 6도

대한민국의 20대 대통령이 취임하는 날, 나도 '정작가의 막걸리집'이라는 곳에서 사람을 만나 해창 막걸리를 한 잔 했다. 막걸리 매니아라면 정말 한 번 가 볼만한 그런 곳이었다. 보관하고 있는 막걸리와 전통주 리스트가 매우 훌륭했다. 리스트 자체도 풍부하고, 설명도 정확했다.

지금까지 해창 주조에서 나온 막걸리를 도수별로 마셔 본 나는, 식당에서만 판다는 6도도 꼭 마셔보고 싶었기에, 약속을 잡았다.

해창을 사람들과 함께 마신 건 여러 번 이지만, 매번 느끼는 것은 혼자 홀짝이는 것보다, 이렇게 안주와 사람들과 함께 마셨을 때 훨씬 맛있는 술 인것 같다.

먼저 맛 측면에서 6도임에도 불구하고 해창의 시그니처 같은 요거트 느낌의 새콤달콤함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다. 농후함이나 깊고 짙은 풍미는 많이 옅어졌지만, 동일한 6도의 다른 막걸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깊고 풍부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 상큼한 딸기류의 요거트 맛과 함께 맵쌀의 맛과 찹쌀의 고소함이 뒷맛으로 절묘하게 섞여든다. 그렇다. 이 술은 결코 벌컥벌컥 마시는 술이 아니다. 맛이 풍부하고 개성적이기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젓가락으로 콩이나 젓갈 집어 먹듯이 적당량을 마실 때 가장 맛이 좋다.

향도 강하다. 이 점은 정말 칭찬할 만 하다. 저도 라인이 되면 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고가의 고도 라인 (9도, 12도, 15도, 그리고 18도)에 비하면 다소 빨리 휘발되는 점은 있지만 그래도 충분한 유지력을 가지고 해창 막걸리 특유의 달콤하고 상큼한 향이 쭉 들어온다. 오히려 6도의 경우 마시면서 향이 좀 더 강해지는 느낌도 있다.

질감은 확실히 걸쭉함이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일반적인 막걸리와 비교해 보면 나름 점도가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아마 해창 막걸리를 이 6도로 처음 마셔본 사람이라면 이마저도 나름 걸쭉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해창은 개성이 있고, 매우 잘 만든 술이다.

감미료 없이, 찹쌀과 맵쌀만으로 이런 맛을 내는 건 정말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꼭 한 번 마셔보기를 권한다.

 

<다른 해창 막걸리 시리즈 후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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