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대표 막걸리 소성주를 마셨다. 부산의 생탁, 대구의 불로 막걸리 처럼 광역시를 대표하는 술들을 하나 하나 마셔보는 것도, 막걸리 매니아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올해 3월, CU 편의점에 '쌀은 원래 달다'라는 막걸리가 들어왔을 때, 그 제조공장이 이 인천 생 소성주를 만드는 인천 탁주 제조인 것을 보고 한 번 사 먹어야지 했다가 우물쭈물 하던 사이에 놓쳐 버렸던 아쉬움이 있다. 그 이후로 '쌀은 원래 달다' 막걸리와 '소성주'에 대해서는 항상 언젠가 마셔봐야지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잠깐 영종도에 갈 일이 생겨 편의점에서 구해 마셔 보았다.
딸 때부터 치익 하고 탄산이 올라오는 것이 꽤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런 류의 2천원 이하의 대중 막걸리는 탄산 + 단맛의 조화가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탄산 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오는 막걸리 특유의 달큰한 향이 마음에 들었다. 역시 한 도시를 대표하는 그런 막걸리다운, 달콤하고 유혹적인 향이었다.
먼저 맛이다. 시원하고 달콤한, 전형적인 도시 막걸리의 맛이다. 장수막걸리의 전국적인 히트 이후 퍼진 이 익숙하고 또 균형잡힌 달콤함이다. 그리고 알콜 도수가 6도 밖에 되지 않는데, 달콤하고 청량하다 보니 쭉쭉 들어가서 그런가 금방 취하는 느낌이다. 상당히 단맛이 강한데, 나름 세련된 느낌이다. 잘 만들었다는 감탄이 나왔다. 어쩌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이런 지역의 대표 술들은 상당히 닮아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향 또한 달큰함이 가장 강했다. 잡내와 악취가 없는 깔끔함도 합격이었다. 한가지 신기한 건, 저가 대중혈 막걸리임에도 불구하고 쌀의 고소함과 달콤함이 향으로 잘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다. 밀과 우유가 함유되어 그런지 살짝 크리미한 빵 향도 느낄 수 있다.
소성주의 백미는 질감이었다. 거의 맥주를 방불케하는 청량함과 절묘한 강탄산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그러면서도 나름 맑은 물이 느껴지는 시원하고 깨끗한 액체의 느낌도 좋았고, 살짝 묵직하여 가볍지만은 않은 바디감의 조화도 특색있었다. 보통 이런 종류는 라이트한 바디감이 일반적인데 말이다.
인천을 대표하는 술이면서 '소성주'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것도 뭔가 특이했다. 알고보니 인천의 옛 통일신라시절 지명인 '소성현'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이 인천 탁주 제조는 8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회사라고 한다. 뿐만아니라 재미있는 건 1990년 국내 최초로 쌀 막걸리를 다시 만든 것도 이 회사라고 하니, 아까 맛과 향에서 쌀의 존재감이 느껴진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성주는 소성주 플러스라는 살짝 한 단계 프리미엄급의 막걸리도 함께 출시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성주 플러스와 함께, 위에 언급한 '쌀은 원래 달다' 또한 언제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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