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의 막걸리는 정말 모두 맛있었다. 신기할 정도로 막걸리가 맛있는 고장이었다. 보통 이정도로 로컬 막걸리가 모두 맛있는 곳은 드문데 말이다.
심지어 바로 마신 것도 있지만, 일주일 이상 냉장고에 묵혀두고 마신 것도 많았는데, 맛의 변질도 적고, 정말 인상깊을 만큼 좋은 퀄리티의 맛과 향을 지닌 막걸리가 많았다. 현재까지의 강화도 막걸리 리뷰 리스트는 다름과 같다.
<강화도 막걸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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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신 강화 생막걸리 이화는, '강화탁주'라는 곳에서 나온 술이다. 그러나 맛과 향, 그리고 질감은 서울의 장수막걸리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잘 알다시피 나는 장수막걸리의 팬이다. 그리고 장수막걸리 수준의 맛과 향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기에, 영세한 양조장에서 비슷한 수준의 술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강화탁주의 '강화 생막걸리 이화'는 거의 모범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훌륭한 대중 막걸리의 맛을 재현하고 있었다.
먼저 라벨에 기재되어 있는대로, 쌀(국내산) 7.12%라는 포인트가 마음에 든다. 최근도 그렇고, 국정감사에서 종종 지적되듯이, 막걸리에 비용절감의 이유로 수입산 쌀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국내산 쌀을 쓰는 것이 좀 더 좋지 않나 싶다. 와인을 생각해 보라. 프랑스 와인이 이탈리아나 스페인산 포도를 쓴다면 그것을 프랑스의 떼루아를 가진 프랑스와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차피 인플레이션 시대인데, 한 병에 3000원이 되어도 좋으니 우리쌀을 쓰는게 맞다고 보고, 만약 1000원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수입산쌀을 써야 한다면 사실은 이런 것들은 별도로 표기, 관리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관련해서 아래 이데일리 기사 하나 첨부한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535046632489968&mediaCodeNo=257&OutLnkChk=Y
쓸데없는 이야기는 자제하고, 맛부터 리뷰에 들어간다. 아까 말한 것처럼 이 '강화 생 막걸리 이화'는 꽤 달콤하고 시원한 막걸리였다. 정말 가장 비슷한 술은 서울의 장수막걸리였다. 친근한 단맛과 질리지 않는 감칠맛이 맛의 가장 주된 특징을 이루고 있었다. 국내산 쌀을 충실히 사용해서인지 정말 그 쌀막걸리 특유의 과실향 넘치는 단맛의 희석된 버전이 혀에서 부드럽게 느껴졌다. 물론, 이 술은 2천원 미만의 대중 막걸리이기 때문에 그렇게 까지 고급스러운 바닐라나 과실의 단맛이 강하게 나지는 않지만, 분명히 기분 좋은 단 맛이 느껴지는 것이 재미있었다. 특히 차게 해서 마셨을 때 느껴지는 단맛의 존재감과 특유의 깔끔함이 참 좋았다. 새콤함(산미)이나, 씁쓸함은 거의 없는 단순한 맛이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매력이었다. 때로는 복잡한 뉘앙스보다 알기 쉽고 즉각적인 달콤한 술맛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법이다.
향이 좋은 것은 큰 장점이었다. 강화도산 막걸리들은 모두 향이 좋은 것이 참 일관적이었다. 본체의 향이 강하지 않더라도 인삼의 알싸한 향으로 그것을 보완하고 있으니 재미있었다. 이 강화 생 막걸리 이화는, 막걸리 특유의 달달한 향이 강하고 진하게 올라오는 것이 참 정석적으로 느껴졌다. 잡내와 변질된 누룩취가 없다는 것도, 전에 여러 번 말한 것처럼 품질관리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질감은 강한 탄산과 가벼운 바디감이 조화를 이루는 기분좋은 텍스쳐였다. 대중 막걸리의 전형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탄산이 다소 강한 편인 것이 호감을 주었다. 내가 만약 강화도 막걸리를 추천한다면 바로 이 강화 생막걸리 이화를 선택할 것 같다. 달콤하고 시원하게 터지는 탄산이 가장 호불호 갈림 없이 편하게 받아들여 질 것 같기 때문이다.
다소 드라이한 찬우물의 고향 막걸리나, 아니면 산미가 강한 단군의 후예보다는 이 강화 생막걸리 이화가 사실 제일 대중적이고 달콤하기 때문이다. 금풍양조장의 술들은 살짝 고가 프리미엄 라인이니 이들과는 리그가 좀 다르고...
여튼 강화도의 막걸리들에는 진심으로 놀랐다. 앞으로도 여러 지방의 막걸리들을 쭉 비교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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