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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풍정사계 춘(春) - 전통주(약주)

by FarEastReader 2022.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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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정사계 시리즈>

2022.01.0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풍정사계 추(秋)

2023.06.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풍정사계 하(夏) - 전통주(과하주, 18도)

 

술 추천: 풍정사계 춘(春)

풍정사계 추(秋)를 마시고, 홍대 한국술 보틀숍에 가서 풍정사계 시리즈의 최대 히트작인 풍정사계 춘(春)을 사 왔다.

사실은 계절에 걸맞게 풍정사계 동(冬)을 마시고 싶었지만, 증류주인 동(冬)의 두 가지 버전인 25도와 42도 둘 중 뭘 고를까 정말 고민하다가, 그냥 최대 히트작 춘(春)을 마셔 보기로 했다.

 

2022년 1월 기준, 한국술 보틀숍 사장님 이야기로, 풍정사계 양조장에 풍정사계 춘(春)을 30병 주문하면 3병 밖에 물량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건 뭐... 공모주도 아니고... 정말 엄청난 인기가 아닐 수 없다.

풍정사계 양조장과 풍정사계 시리즈에 대해서는 아래 기사를 참조해 보시라. 

http://www.kban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201 

 

[응답하라 우리술 222] 이한상 대표의 여유로움이 빚는 술 ‘풍정사계’ - 대한금융신문

〈응답하라 우리 술〉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술을 빚는 양조장을 찾아 글을 쓴 지, 지난달로 만 5년이 훌쩍 넘었다.첫 테이프를 끊었던 양조장인 청주에 자리한 ‘화양양조장’을 다시 찾았다.

www.kbanker.co.kr

 

위 신문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풍정사계 춘(春)은 국가를 대표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2019.2.) 및 벨기에 필립 국왕과의 한국-벨기에 정상회담 (2019.3.)에서 연속으로 공식 만찬주로 활용된 술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래 기사같이 이 술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높아져서 정말 구하기 어려운 술이 되었다.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9/02/69919/

 

문재인·트럼프의 만찬술… 어렵사리 마신 `풍정사계 `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96]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찬 테이블에 오른 술은 우리 술 `풍정사계 춘`(이하 춘)이었다. 그때가 2017년 11월이었다. 나는 그때부터 이 술을 맛보

www.mk.co.kr

 

그러나 언제나 내 블로그에서 술 추천 카테고리에 들어가려면, 확실한 맛과 개성이 있어야 한다. 

나도 내 나름대로 최대한 명성과 브랜드에 기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 술을 즐겨 보려고 노력했다. 너무나 유명한 술들은 이게 참 어렵다. 그냥 무조건 마케팅에 희생되어 좋은 술이라고 세뇌되는 것이다.

 

1. 첫번째 시음

사 놓고 처음 설레며 이 술을 한 잔 마셨을 때는, 너무 기대가 컸던 나머지, 실망도 컸다. 약주 장르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처음 맛본 이 술은, 특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빵 냄새, 고구마 향 같은 고운 누룩 내음이 좋았지만, 맛 자체는 이전 청주에서 샀던 대나무통술과 매우 유사하다고 느꼈다.

2021.08.0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대나무 통술 - 전통주(약주)

 

술 추천: 대나무 통술 - 전통주(약주)

일 때문에 지방에 갈 일이 있으면 나는 항상 그 지역의 마트나 편의점에 들려 해당지역의 막걸리를 사서 마셔보는 취미가 있다. 대부분 맛은 다 비슷비슷하지만, 그래도 맛을 보기 직전의 기대

seoulindanger.tistory.com

 

고려주조에서 나왔던 대나무 통술은 3천원 정도의 가격으로 기억했는데, 3만원이 넘는 이 풍정사계 춘(春)이 대나무 통술 맛이라니... 처음엔 이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아, 이게 약주라는 장르구나... 라고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었다

 

2. 두번째 시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이후, 다시 한 번 이 술을 마셔 보았다. 이번엔 이 술의 향과 맛이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 사이에 수리 크게 변한 것 같지도 않고, 내가 바뀐 것도 아닌데, 술 맛이 아주 다르게 느껴졌다.

역시 술이란 건 마셨을 때의 심리상태나 분위기에도 크게 좌우되는 것 같다. 풍정사계 춘을 처음 마셨을 때에는 사진조차 찍는 걸 잊었을 정도로 기대감에 부풀어 허겁지겁 마셔 본 것이었는데, 어느 정도 마음이 가라 앉고, 편안한 시간에 평소에 하는 것처럼 천천히 술을 음미해 보니, 이 술의 장점이 잘 드러났다.

 

이 술의 가장 큰 특징은 질감인 것 같다.

나는 보통 술을 리뷰할 때, 맛, 향, 질감 순으로 글을 쓰는데 이 풍정사계 춘(春)은 해창막걸리처럼 특유의 질감이 먼저 가장 큰 개성으로 느껴졌다.

마치 꿀물을 마시는 것 같은 부드러운 꾸덕함이 느껴졌다. 알콜도수 15%의 가볍지 않은 술임에도 불구하고, 얼큰하고 날카로운 알콜의 맛보다는 달콤하고 고소한 누룩향과 맛이 주도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역시 단맛과 함께 살짝 스치는 꽃향기 같은 전통주의 장점이 확실하게 이 꿀물같은 질감과 함께 복합적으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이 질감, 향기, 맛 어느 하나가 조금만 달랐어도, 달달한 청주나 대나무 통수같은 저렴한 약주와 이 풍정사계 춘이 차별화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이 풍정사계 춘(春)은 확실히 장점이 있는 술이고, 개성이 있는 술이다.

 

그리고 맛이다.

조금씩 조금씩 음미해 보기도 하고, 한번에 양껏 big gulp (큰 모금)를 마셔 보기도 하면서 맛을 보았다. 

양을 다채롭게 해서 마셔 보고, 온도를 달리해서도 (차갑게와 상온 보관)을 해서 맛을 느껴 본다. 그래도 역시 변하지 않는 귀한 개성이 있다. 아까 이야기 한 꿀물같은 질감과 함께 고소하게 퍼지는 달콤하고 고소한 약주의 향이다.

아주 적당히 발효된 누룩의 향기로움과 간지러운 달콤함이 입 전체에 짝 달라 붙는다.

정말 짝 붙는 다는 표현이 맞다.  짝짝 붙는다.

그런데 참 고급스럽다. 감칠맛도 돌고, 계속 다음 잔을 부르는 매력도 있다. 의식하고 멈추지 않으면 금방 금방 술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향도 매력적이다. 보통 누룩향은 맑고 투명한 느낌을 주기가 쉽지 않은데, 이 술은 그 느낌을 찾아 냈다. 들꽃 같은 향기라고 표현했는데, 곡식에서 나온 누룩의 달큰한 향기가 한없이 투명해지면 꽃향기를 닮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일본의 사케에도 좋은 향을 가진 술이 참 많은데, 이 풍정사계 춘(春)은 일본의 유명 사케 처럼 맑고 투명하고 단단한 향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

풍정사계 시리즈는 왠만하면 다 마셔볼 생각이다. 우선은 이 겨울이 지나가기 전에 풍정사계 동(冬)의 두 가지 버전을 마셔보고, 여름이 도래하면 풍정사계 하(夏)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우리나라에도 정말 좋은 술들이 많은데, 다른 나라 (미국, 일본, 스코틀랜드 등) 처럼 대량 생산도 되고 이야깃거리와 낭만이 풍부한 술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위스키 바나 와인 바 같은 공간도 생겼으면 좋겠다. 예전 90년대 스타일의 전통주점 말고 정말 앉아서 바텐더와 술얘기 하면서 좋은 술을 잔 단위로 즐길 수 있는 그런...

 

좋은 술을 마시면 참 여러 좋은 생각들이 든다. 항상 과음은 금물이고, 주취는 피해야 하지만, 좋은 차와 좋은 술은 정말 인생과 예술에 좋은 영향을 준다. 이것이 아마 수천년간 사람들이 술을 만들고 즐겨 온 진짜 이유이리라.

 

이 술도 구하기는 힘들지만, 기회가 닿으면 꼭 한 번 마셔보기를 권한다.

 

아래 한국술 보틀숍에서도 팔고 있다.

http://naver.me/5aVhkXoR

 

한국술보틀숍 홍대본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46 · 블로그리뷰 25

m.place.naver.com

 

 

풍정사계 춘(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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