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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해창 막걸리 18도 (2번째 리뷰)

by FarEastReader 202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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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해창 막걸리를 쭉 리뷰한 적이 있다. 그러나 역시 한번 마신 것과 두어번 마시며 익숙해 지는 것, 또 여러번 즐겨 마시며 속속들이 아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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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소믈리에나 평론가가 결국 아무리 뛰어나도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은, 결국 제한된 시공간의 제약과 평가자가 쓸 수 있는 돈, 체력 등 물질적인 제약조건을 생각하면 모든 것을 지속적으로 깊이 분석한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가 이런 리뷰를 통해 두번 세번 올리는 술들은 정말 가치가 있는 술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해창 막걸리 시리즈는 정말 그렇다.

나는 애초에 해창 막걸리 팬이 아니었다. 2020년 겨울, 해창 막걸리가 막 정용진 회장의 인스타그램 업로드와 '롤스로이스 막걸리'라는 별칭으로 유명세를 얻었을 때, 처음 해창 막걸리를 마셔보았다. 아마 9도짜리를 사서 마셔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가격에 비해 별로 맛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몇 번 더 우연히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 번 사서 마셔 보다가 완전히 빠져들고 말았다.

특히 내 생각에는 2021년을 경계로 해창 막걸리도 어느 정도 훨씬 유명해지면서 더욱 많이 팔리게 되면서, 품질도 더욱 좋아진 것 같다. 역시 무엇이든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돈이 돌아야 더 좋은 제품도 나오는 것 같다.

다시 마셔본 해창 18도는 여럿이서 함께 마셨다. 혼자 홀짝일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것이다. 해창 골드라고도 부르는 이 막걸리는 (롤스로이스라는 이름은 상표권 문제로 인해 더이상 쓰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가격대가 10만원을 넘다 보니 (2022년 8월 현재 양조장 출고가 11만원,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16만원), 쉽게 마셔보기는 어렵지만, 이왕 마시는 거 혼자보다는 이렇게 여럿이 즐기는 것이 훨씬 좋았다.

 

해창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녹진한 단맛과 신맛의 조화, 약간의 매콤함과 함께 느껴지는 흘러넘치는 요구르트 안에 담뿍 묻혀 섞여있는 베리 류의 과실 맛, 거기에 끝맛으로 올라오는 18도짜리 알콜의 기분좋은 킥까지,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시중각격 6만원대의 15도짜리 해창 막걸리도 비슷한 느낌은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18도만의 훨씬 강력하고 뒤끝까지 힘이 살아있는 맛의 힘이 있다. 정말 인정하기 싫어도 명작은 명작인것 같다. 솔직히 해창을 알아서 삶의 질이 조금은 올라간 것 같다. 꼭 비싼 18도나 15도짜리를 마시지 않아도, 9도나 12도 짜리로도 충분히 이 해창 시그니처 맛을 즐기며 행복한 한 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사람들과 마시니 향 또한 훨씬 증폭된 것처럼 느껴졌다. 찹쌀과 맵쌀을 충분히 사용하여 향에서도 약간 무게감이 느껴지는게 특징이다. 곡물 특유의 고소함이 처음 코를 파고 들고, 그 이후 강렬하고 새콤달콤한 향긋한 요구르트 향이 공기를 가득 채운다. 마지막은 막걸리 특유의 달큰함인데, 누룩취가 거의 없고, 베리류의 과실향이 끝을 잘 감싸주는 훌륭한 향이다.

 

질감은 역시 꾸덕함 그 자체다. 정말 풍부한 농후함이다. 물을 타지 않은 막걸리 (전내기)처럼 질감이 좋은 술도 참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비슷한 즐거움을 즐길 수 있는 것중에 가장 저렴한 것은 배혜정도가의 우곡생주이다. 나는 카카오선물로 이 술을 많이 선물하곤 하는데, 아직 사람들에게 반응을 제대로 물어보지 못했다. 나는 이런 전내기 류에서는 오히려 미끄러움이 얼마나 부드럽고 잘 넘어가는지를 평가하는데, 우곡생주는 물론, 백걸리나 서울 골드 같은 다른 14도 이상의 전내기보다도 해창이 훨씬 부드럽고 목넘김이 좋고 풍만한 질감을 자랑한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다. 아직 해창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꼭 경험해 보기 바란다. 

 

해창 18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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