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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사임당 옥수수 생 동동주

by FarEastReader 2022.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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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요리와 김치보쌈, 그리고 청국장이 맛있었던 한 가게에서 새로운 탁주를 만나 바로 시켜 보았다. 강원도 강릉 지역에서 나오는 사임당 생 동동주라는 술을 마셔 보았다.

안주가 워낙 좋아서 그런지, 진짜 만족스러운 한 잔이었다.

때로 이렇게 오랫동안 장사를 하는 한식스타일 밥집+술집에서 좋은 막걸리를 만나는 경우가 많다. 값도 싸고 맛있는데 고객들이 꾸준히 찾는 막걸리가 결국 살아 남는 것이다. 특히 장수, 지평, 느린마을 등의 엄청난 경쟁자들이 있는데도 계속 메뉴에 살아남는 막걸리들은 뭔가가 있다고 봐야 한다.

쌀막걸리에 이것 저것 다른 첨가물을 섞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최근에 막걸리를 마시는 폭을 넓히면서 오히려 여러 맛을 첨가한 것들의 매력을 배우는 중이다.

이 사임당 옥수수 생 동동주는 쌀과 입국(밀) 그리고 옥수수 세 곡식의 맛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술이다. 나는 이 세 조합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생각해 보면 쌀, 밀, 옥수수 모두 훌륭한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의 원재료가 되는데 셋 다 주류 술의 원료인 만큼 한데 모였을 때 나름 조화롭다고 해도 충분히 수긍할 만 하다고 생각했다. 쌀의 단맛이 옥수수 특유의 고소함으로 잘 이어지면서 다음 잔을 부른다. 밀 누룩의 쿰쿰함과 새콤함이 단맛과 옥수수식 고소함을 최대한 끌어내고 강조해 준다.

향 또한 맛이 첨가된 막걸리에서 일반적인 것처럼 첨가물의 향이 압도적이다. 여기서도 옥수수의 향기가 가장 진하고 분명하다. 하지만 여기서 다가 아니다. 베이스가 되는 막걸리 그 자체의 향긋함이 있다. 전통 막걸리에서 나는 달큰한 막걸리향에 희미한 누룩 향이 겹쳐져 있다. 분명히 옥수수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막걸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질감은 중간 정도의 바디감이다. 여러 곡물이 들어간 만큼 지게미(곡물 침전물)의 무게감이 꽤 있는 편이다. 알콜도수는 6도로 일반적이지만, 은근히 술이 빨리 올라온다. 탄산이 있어 신선함과 청량함이 느껴지고 곡물주 특유의 텁텁함을 많이 해소해 준다.

막걸리를 마셔 보면서 느끼는 건 역시 페어링의 중요성이다. 한식이나 다른 음식과 마신다면 역시 탄산이 있는 편이 훨씬 낫고, 다른 맛이 안 들어간 순수 생막걸리가 최고다. 하지만 막걸리 자체를 그냥 차 마시듯 즐기겠다고 한다면, 탄산이 없는 편이 낫고, 오히려 질감이 꾸덕하고 농후한 편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다른 맛을 섞어 넣어도 알고 마시기에 오히려 즐겁다.

막걸리는 참 즐거운 술이다. 가볍게 마시기도 좋고 깊이있게 따지기도 좋다. 한반도 내에도 정말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존재하고 맛도 참 괜찮다. 한국에 생활근거가 있는 한국인이어서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이 막걸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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