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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시인의 마을 (충북 옥천, 10도)

by FarEastReader 202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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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바디의 제대로된 전내기다. 정말 맛있다. 간만에 또 흥분하면서 맛잇는 막걸리 리스트를 업데이트했다.

<맛있는 전내기 (물을 타지 않은 막걸리 원주)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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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신 이원양조장에서 나온 '시인의 마을' 역시 정말 맛있는 막걸리였다. 도수도 10도,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큰 기대하지 않고 마셨는데, 14도짜리 비싼 전내기와 전혀 손색 없는 최고의 맛을 가진 그런 술이었다.

이렇게 진하고 녹진하고 꾸덕한 술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탄산도 풍부하고, 적절한 산미도 갖추고 있었다. 하얀 초콜렛같은 강렬한 단맛이 지나고 난 뒤에는 약간 시트러스류의 상큼한 단맛이 이어지고, 귀엽지만 확실한 산미가 퍼졌다. 그리고 좋은 쌀로 만든 막걸리 특유의 고소함도 빠지지 않았다. 정말이지, 명주였다.

 

향 또한 깊고 깔끔했다. 이 양조장은 물맛 좋은 금강에서 4대에 걸쳐 90년이상 양조를 해 온 곳이라고 한다. 지난 2018년에 이 이원양조장을 다녀온 분의 기행기가 있어 링크하는데, 이 분도 정말 대단한 것 같다.

https://koko8829.tistory.com/1989

 

요즘 핫하다는 밀막걸리 이원양조장 향수를 찾아서

요즘 시중에서 판매되는 막걸리는 대부분 쌀로 만드는 막걸리입니다. 하지만 쌀로 만든 막걸리를 1963년부터 1977년까지 14년 동안 만들 수 없었습니다. 양곡 소비 절약이라는 명목으로 금지되었

koko8829.tistory.com

금강의 물을 양조장 내의 우물로 퍼올려 술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술의 향이 상당히 깊다고 느꼈다. 막걸리를 만드는데 있어서 물은 정말 중요하다. 추후 말할 질감에 주로 영향을 주지만, 전내기의 경우 막걸리 자체가 상당히 끈적하고 녹진하기 때문에 물의 영향을 질감에서 느끼기엔 쉽지 않다. 다만 이렇게 향이 깊고 그윽한 경우 대부분 물이 좋은 경우가 정말 많았다.

 

질감 역시 훌륭하다. 먼저 다른 꾸덕한 전내기 막걸리와 달리 이 시인의 마을에는 풍부한 탄산이 느껴진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풀바디의 녹진하고 끈적한 질감이 끝내준다. 생각해보면 14도가 아니라 10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물을 좀 첨가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질감을 유지해 냈을지가 궁금하다. 다소 병이나 테이블에 끈적임이 남는것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만족하며 마셨다.

 

술의 맛과 향, 그리고 질감에 이르기 까지 이 시인의 향기는 1만원 이하의 가격의 막걸리라고 보기 어렵다. 정말 가격 대비의 품질은 압도적이다. 이렇게 쓰면 또 뭔가 싸구려 같은 느낌이 아닌데, 정말 그렇지 않고, 진짜 좋은 막걸리가 저평가 되어 있는 느낌이다.

 

한국일보에서 이 이원양조장을 소개한 좋은 글이 있기에 기사를 인용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70610010003064

 

물맛 좋은 금강서 '4대 90년' 탁주 명가... 복합문화공간 제2 전성기

서민 술의 대명사 막걸리. 지역마다 맛도 천차만별이다. 같은 재료를 써도 날씨나 빚는 사람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 다양하고 제각각인, 술맛의 오묘함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건 무엇일까

www.hankookilbo.com

 

이렇게 전통을 갖춘 양조장들이 90년을 넘겨 100년을 지나서까지 계속 활약해 주면서 좋은 술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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