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 있는 막걸리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바로 해창막걸리다. 그런데 해창막걸리는 사실 지나치게 비싼 감이 있다. 그러나 그 진하고 고급스러운 맛과, 독특한 산미, 그리고 훌륭한 향을 생각하면 정말 그 가격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런 해남에서 나온 막걸리를 하나 더 만나게 되어 바로 구매해 보았다. 전라도의 술은 생각보다 서울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성수동에 있는 우리술 당당이라는 곳에서 구할 수 있었다. 상당히 라인업도 좋고, 안에서 시음도 가능하니 우리 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꼭 한 번 방문해 보기 바란다.
이 해남찹쌀생막걸리 12도는 정말 훌륭한 술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플라스틱 페트 병에 들어 있어서 그렇지 유리병에 담아 폼을 잡고 팔면 훨씬 비싸게도 팔 수 있는 술이라고 하겠다. 매우 고급스러운 단맛을 가졌고, 쌀 자체의 고소함도 매우 잘 표현해 냈다.
이 술을 만드는 삼산주조장 역시 3대를 이어온 전통의 양조장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훌륭했다. 삼산주조장에 따르면 이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품질좋은 지역(해남)산 찹쌀과 멥쌀을 반반넣은 고두밥과 누룩만으로 약 720시간 발효 숙성시킨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맛이 상당히 깊다고 느꼈고, 발효가 잘 된 느낌을 맛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아래 '맛있는 전내기 리스트'에 이 술도 당당히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맛있는 전내기 (물을 타지 않은 막걸리 원주) 리스트>
2023.04.2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일월삼주 일주142 (경남 함안)
2023.04.1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Mark Holy 마크 홀리 드라이 12.0
2022.10.1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금학 탁주 (13도, 강화 금풍양조장)
2022.08.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이박사 신동막걸리 원주 12% (청산녹수)
2022.08.2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해창 막걸리 18도 (2번째 리뷰)
2022.08.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백걸리 (백술도가)
2022.06.0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서울 골드 15%
2023.05.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시인의 마을 (충북 옥천, 10도)
2023.05.3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과천도가 경기백주 (경기 수원, 14도)
2023.06.1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두두물물 (수블가, 경기 용인, 12도)
2023.10.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하드포션 (14.3도, 경기도 김포시, 팔팔양조장)
2023.11.0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고향춘 (10%, 경기도 포천시, 술빚는 전가네)
2023.11.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선산 오리지널 (12%, 경북 구미시, 선산)
2024.02.0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백수환동주 (12%, 경기도 남양주시, 봇뜰)
2024.02.1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삼해주15 (15%, 경기도 양주시, 선인양조)
2024.04.2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복순도가 찹쌀탁주 15 (15%, 울산 광역시, 복순도가)
2024.05.2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화양연화 (12%, 경기도 평택시, 플라잉캣)
향 또한 정말 그윽했다. 진짜 흔하게 찾기 어려운 깊고 부드러운 쌀막걸리의 향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진하게 피어나는 메론 계열의 과실향 역시 좋았다. 복잡하지 않지만 단순하고 강한 향이 정말 자연스러웠다. 전통주의 경우 향이 약한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술을 접하며 생각이 약간 바뀌었다. 오히려 이렇게 자연스러운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최대한 드러내는 것이 전통주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꾸며서 예쁜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그냥 얼굴이 예쁘기가 훨씬 어려운 법이니까 말이다.
질감은 묵직한 바디감의 꾸덕한 질감이었다. 역시 전내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넣은 재료가 아주 풍만하게 입 안을 두드리는 느낌이다. 맛과 향과 함께 질감까지 어우러져서 묵직하고 또 진한 술이 전체적으로 하나의 경험이 되어 입 안에서 확실하게 터져 준다. 알콜도 살짝 존재감을 내면서 툭 알콜 킥을 날려 주는 게 좋다.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살아 잇는 그런 술이라는 인상이 든다.
요새는 정말 좋은 술을 다시 자주 많이 만난다. 이럴 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술을 더 즐겁게 나누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일이 있겠지만, 꼭 잘 이겨내서 정말 기쁜 마음으로 좋은 술을 나누고 싶다고, 다시 한 번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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