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Cantine Povero Cabané Langhe Rosso 2017 (깐띠네 포베로, 카바네 랑게 2017)

by FarEastReader 2024. 5. 27.
728x90
반응형

간만에 이탈리아 와인을 마셔 보았다. 와인은 정말 좋지만, 항상 마시고 나서 이 감정과 경험을 어떻게 정리해 두어야 할까 약간 어려움을 느낀다.

 

실제로 이 술처럼 다양한 품종이 섞여 조화를 이루는 와인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번에 마신 깐띠네 포베로의 카바네 랑게 2017 같은 경우 까베르네 소비뇽 (Carbernet Sauvignon)과 북부 이탈리아의 바르베라 (Barbera) 그리고 네비올로(Nebbiolo)의  세 품종이 섞여 있는 와인이었다. 이름인 Cabane 자체가, CA (카베르네 소비뇽), BA (바르베라), NE  (네비올로)를 합쳐서 만든 것이다.

 

벌써 2020년대도 중반을 지나고 있으니, 2010년대 빈티지가 보이면 대체로 한 번 마셔 보는 편이다.  이 술도 이탈리아 와인이라는 것도 있었지만 2017년 빈티지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한 번 마셔 보게 되었다.

 

먼저 맛이다. 달콤한 술은 아니었고, 나름 드라이한 매력이 있는 와인이었다. 산미가 적절한데 강한 편은 아니어서 살짝 부드러운 인상을 받았다. 역시 이탈리아 와인 답게 과실향과 풍미가 물씬 풍겼다. 확실히 2017년 빈티지라서 그런지 나름 오랜 시간 동안 숙성이 되어서 그런가 좀 더 맛이 농익은 느낌이 들었다. 

블랙 베리류의 맛이 느껴지고 포도와 산딸기도 느껴지는데 하나 하나가 갓 딴 과일의 상큼한 맛 보다는, 좀 맛이 진한 비싼 과일을 먹을 때의 느낌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한번에 감각적으로 알기 쉬운 '상큼새콤함'이나 '스위트함'은 없지만 입 안에 남는 뒷맛이 상당히 고급스럽게 느껴졌고, 또 이 와인을 마셨을 때 첫맛과 끝맛에서 느껴지는 민트 맛 역시 아주 인상적이었다.

 

향 또한 아름다웠다. 특유의 꽃향기가 강렬했는데 라벤더나 아니면 바닐라 같은 부드러운 향기가 정말 환하게 퍼지는 그런 와인이었다. 오크통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도 느낄 수 있고, 약간의 초콜릿과 가죽도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조금 생버섯 같은 느낌의 향도 함께 나는데, 이렇게 향이 풍부한 것은 역시 오랜 숙성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마음대로 상상해 보았다.

 

어느 정도 바디감이 있는 와인이었다. 그리고 맛 자체도 약간 진하고 볼드한 편이기 때문에 더욱 바디감이 있는 것이 묵직하고 좋게 느껴졌다. 알콜 도수는 14도 정도이지만 알콜이 그렇게 튀는 술은 아니었다. 탄닌 역시 부드러웠고,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인상을 받았다. 질감면에서 이렇게 묵직한 느낌의 와인을 마셔 보는 것도 꽤 오랜만이었다.

 

마음이 무거울 때에는 와인을 잘 마시지 못한다. 이상하게 기분이 더 처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최근에 여러 일이 잘 진행되면서, 조금씩 바빠지고 있는데 이런 때에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는 와인이 정말 제일 좋다. 6월에도 사람들과 모이는데, 그 때에도 기분 좋게 와인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며 리뷰를 마무리한다.

 

Cantine Povero Cabané Langhe Rosso 2017 (깐띠네 포베로, 카바네 랑게 2017)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