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정말 훌륭한 전내기를 마셨다. 산미와 고급스러운 단맛이 아주 조화롭게 섞여드는 훌륭한 막걸리다. 내가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는 <맛있는 전내기 리스트>에 이 봇뜰에서 나온 백수환동주 역시 당당히 추가한다.
<맛있는 전내기 (물을 타지 않은 막걸리 원주) 리스트>
2023.04.2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일월삼주 일주142 (경남 함안)
2023.04.1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Mark Holy 마크 홀리 드라이 12.0
2022.10.1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금학 탁주 (13도, 강화 금풍양조장)
2022.08.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이박사 신동막걸리 원주 12% (청산녹수)
2022.08.2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해창 막걸리 18도 (2번째 리뷰)
2022.08.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백걸리 (백술도가)
2022.06.0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서울 골드 15%
2023.05.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시인의 마을 (충북 옥천, 10도)
2023.05.3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과천도가 경기백주 (경기 수원, 14도)
2023.06.1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두두물물 (수블가, 경기 용인, 12도)
2023.10.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하드포션 (14.3도, 경기도 김포시, 팔팔양조장)
2023.11.0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고향춘 (10%, 경기도 포천시, 술빚는 전가네)
2023.11.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선산 오리지널 (12%, 경북 구미시, 선산)
이 백수환동주는 품목보고번호가 2010으로 시작하여 꽤 역사가 있는 술임을 알 수 있었다. 최근에 나오는 막걸리들은 거의 단맛이 위주고, 비슷비슷한 맛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백수환동주는 확실히 요즘의 트렌드와는 다르지만 매우 훌륭한 막걸리 원주의 맛을 보여준다. 백수환동주는, 白首還童酒, 즉 흰 머리의 노인이 다시 어린이로 돌아가게 만드는 술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백수환동주는 이 봇뜰 양조장의 고유 브랜드는 아니다. 백수환동주는 이화주, 향온주와 함께 속칭 조선의 3대 명주로 알려져 있다. 보통 막걸리는 쌀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이 백수환동주는 특이하게도 녹두와 쌀을 혼합하여 '백수환동국'이라는 재료를 만들어 술을 빚는다. 이 양조 과정에서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 중 하나이다. 봇뜰 양조장에서는 이렇게 만든 백수환동주에 두번 술을 덧대어 발효과정을 거쳐 이양주를 만드는데, 그것이 이번에 만든 봇뜰의 백수환동주이다.
백수환동주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만드므로 침전물과 지게미가 아주 풍부하게 느껴지고, 맛도 훨씬 진하다. 그리고 색깔도 약간 누런 빛에 가까워진다.
봇뜰 양조장은 알고보니 독특하고 품격이 있는 산미로 유명한 양조장이었다. 실제로 맛을 보니 쌀과 녹두에서 나오는 달콤함과 깊은 고소함이 지나고 나면 정말 매력적인 산미가 전체를 감싼다. 이 봇뜰양조장을 만든 분은 권옥련 대표라는 분인데, 이 분은 한국가양주협회의 초대 멤버라고 한다. 우리나라 프리미엄 막걸리의 교육과 전파를 이끌고 있는 그 곳 말이다. 이미 15년이 지난 2009년 기사를 보아도, 이 분의 열정과 막걸리에 대한 고집이 남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사람 / 권옥련 ‘봇뜰’ 대표… “가양주로 쌀소비 확대” (농민일보 2009.9.9기사)
https://www.nongmin.com/165984?type=ar_id
향 또한 매우 묵직하다. 막걸리 향 치고 상당히 향긋한 술내음이 퍼진다. 역시 누룩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훌륭한 술이다. 고소함과 상큼달큼한 과실향이 퍼지면서, 살짝 풀향기가 겹쳐진다. 이양주이지만 정말 향이 깊다는 생각을 했다. 이 정도면 솔직히 후발효를 거친 와인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향이 강하고 또 색채가 분명했다.
질감은 전내기인 만큼 확실한 풀바디이다. 탄산은 거의 느낄 수 없었지만 맛의 조화가 훌륭해서 맛만으로도 상큼하고 깔끔하단 느낌을 받았다. 풍부한 지게미를 느낄 수 있는데 사용된 쌀과 녹두의 품질 역시 매우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 질감 면에서도 확실히 정성들여 빚어내고 양조한 술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술은 확실히 잘 만든 술이다. 요새 나온 트렌디한 술 보다, 2010년대에 나와서 시간을 견뎌낸 프리미엄 막걸리류가 훨씬 품질이 좋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나날이다. 역시 시간의 테스트를 이겨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막걸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점차 나이를 먹어 간다는 뜻일 테니, 이 계승이 잘 이루어 질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좋은 술을 카카오 선물 등으로 보낼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아직은 유통문제 등의 해결이 어렵고 또 홍보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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