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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톡생막걸리 (5%, 경기도 가평군, 우리술)

by FarEastReader 2024.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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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에서 만난 막걸리다. 이전부터 마트에서 종종 보아 온 막걸리인데, 이번에 보니 예쁘게 라벨을 리뉴얼 하였기에 망설이지 않고 마셔 보았다. 전국적인 유통망을 뚫은 몇몇 가성비 막걸리들은 분명히 훌륭하기는 하나, 희소성은 역시 떨어지기에 자꾸만 마시는 걸 미뤄 두다가 이렇게 무슨 이벤트가 있을 때 마셔 보곤 한다. 

 

특히 우리술 같은 경우에는,주로 이렇게 탄산이 많이 들어가고 또 달콤한 맛이 강조되는 부재료 (땅콩, 알밤, 고구마, 옥수수)를 넣은 살균탁주를 만들고 또 가평 잣막걸리로도 유명하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약간 너무 캐주얼한 느낌이 있어서 피하고 있었다.

우리술은 기업화가 되어 꽤 자본력이 있는 회사 답게 홈페이지도 잘 만들어 놓았다.

https://www.woorisool.kr/ 

 

우리술

주식회사 우리술은 막걸리의 세계화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를 제조 및 수출하고 있습니다.

www.woorisool.kr

 

보는 바와 같이, 매출 150억 대에, 영업이익이 한 3~5억씩은 나는 엄청난 알짜 회사다. 주주는 100% 개인 가족 소유다. 탁월한 사업 감각을 지닌 사람이 안정되게 경영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주) 우리술 영업실적 - 출처: https://www.saramin.co.kr/zf_user/company-info/view-inner-finance?csn=VkZPMldvWlZNT3VMYzdoYnYwYi9pdz09

 

이런 곳의 술은 역시 편견없이 마셔 볼 필요가 있다. 진짜 대중이 어떤 술을 원하는지를 알 수 있고, 또 스테디 셀러와 안정적인 사업실적이란 괜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것이다. 즉, 맛이 없다면 이룰 수 없는게 바로 막걸리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사업이다.

 

먼저 맛이다. 병에 우선 '대폭발 주의'라는 경고문과 함께 어떻게 하면 탄산을 잘 빼내고 개봉할 수 있는지를 적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마셔 보니, 탄산이 거의 사이다처럼 올라왔다. 강탄산은 강탄산이었다. 톡톡 튀어 올라와 실제로 입을 가져다 대면 코끝을 치는 탄산의 귀여운 펀치가 지나가고 나면, 잘 만든 가성비 막걸리 특유의 진한 단맛이 입안을 적셔 준다. 매우 만족스럽다. 정말 떙볕 아래 마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술의 술 중에서는 가평 잣 막걸리보다 이 톡생막걸리가 더 좋은 것 같다. 산미는 거의 없고, 달고 청량하다. 

 

향 또한 아주 표준적이다. 장수막걸리나 지평 막걸리같이 전국의 마트와 편의점의 매대에 놓여있는 인기 가성비 막걸리의 그 향이다. 달큰하지만 역하지 않고, 라이트하지만 또 깔끔하여 부담이 없고 소박한 향이 좋다. 이 술 역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종원 선생의 빽보이 라는 약간 잘 안풀린 브랜드가 있는데, 그 빽보이에서 나온 OEM 술 중에 '막이오름'이라는 막걸리가 있다. 그 술을 우리술에서 제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 그 솜씨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3.05.0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막이오름 (백종원 체인, 경기 가평 우리술 제조)

 

술 추천: 막이오름 (백종원 체인, 경기 가평 우리술 제조)

백종원씨가 최근 막걸리 사업을 진지하게 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이전에 소개한 백걸리도 있지만, 2022.08.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백걸리 (백술도가) 술 추천: 백걸리 (백

seoulindanger.tistory.com

 

전반적으로 정말 가공 먹거리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갔다고 느낀다. 과거 내가 일본에 가면 거기 편의점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놀란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나라 편의점 음식들도 다 맛있다. 그리고 이런 가성비 막걸리의 퀄리티도 날로 상향평준화 되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여전히 아주 가끔 200번에 1~2번 정도 마시고 머리아파지는 막걸리를 만나기도 하지만, 예전에 막걸리 = 머리아픈 술 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고 하겠다.

 

질감은 정말 화려한 탄산 그 자체다. 탄산 후에 따라오는 가볍고 라이트한 바디감 역시 매우 상쾌하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양조장 답게 물의 질도 뛰어나다. 상큼하고 시원한 이 막걸리의 청량함은 역시 좋은 물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공허한 시간이 계속 지나간다. 뭔가가 비어있는 것 같다. 일은 점점 바빠지는데, 그리고 좋은 일들 뿐인데 혼자만 흔들리고 있다. 이렇게 막걸리로 약간의 불안을 달래 보면서 눈을 감고 조금 쉬었다가 다시 계속 일을 한다. 역시 생각보다 마음 먹고 일을 하니 또 일의 양이 팍팍 줄어든다. 늘 그렇다. 늘 불안이 먼저 다가오고, 막상 덤벼 보면 (물론 때론 크게 당할 때도 있지만) 또 어떻게든 되는게 우리 인생이 아닌가 싶다.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막걸리 업계의 회사들처럼, 그렇게 매일의 영업을 하며 발전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겨내자.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간에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해 나가자.

 

시원한 가성비 막걸리 한 잔을 통해 또 한번 스스로를 반성해 보고, 약간의 위안을 얻어 보았다. 추천할 만한 술이다.

 

톡생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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