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가와지탁주 10 (10%, 경기도 고양시, 배다리도가)

일산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전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마셨다는 술 배다리 막걸리이다. 이 배다리라는 이름을 쓰는 양조장이 있기에 평소부터 좀 눈여겨 보고 있었던 것이 바로 이 가와지탁주이다. 일산을 품고 있는 고양시에서만 생산된다는 가와지쌀로 만든 술이 바로 이 가와지 탁주이다.

 

막걸리와 전통주 분야에서 가장 믿음직한 기사를 쓰고 있는 조선일보의 박순욱 기자님께서 2022년 12월에 이미 이 가와지 탁주와 이를 만드는 배다리도가를 취재해 주셨다. 먼저 그 기사를 인용한다.

 

박순욱의 한국술 탐방 | ‘가와지 막걸리’ 만든 배다리도가 박상빈 대표

https://economychosun.com/site/data/html_dir/2022/12/12/2022121200026.html

“고양 특화 쌀로 빚은 무첨가 막걸리입니다”

 

이 기사에서 나온 것처럼 가와지쌀은 매우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데, 실제 막걸리로 만들어 놓은 것을 마셔 보니 정말 맛부터 매우 달고 고소한 것이 좋았다. 산미는 매우 약하고, 살짝 이 술에서는 또한 특이하게도 정말 독특한 나물 같은 알싸함이 느껴지는데 이것이 매우 풍미가 훌륭했다. 이 술에서 떼루아 (Terroir)를 느낀다는 리뷰가 있는데 아마 이 맛을 느낀 것이 아닐까 싶다.

 

한없이 정석적이고, 깔끔한 막걸리 원주의 맛에 살짝 개성적으로 빛나는 고소함과 재미있는 씁쓸함이 첨가된 단맛이 좋은 궁합을 이룬다. 이 10도짜리 막걸리를 마시다 보면, 재미있는 취미를 가진 모범생이 떠오른다. 막 전국 1등 이런 천재성은 아니지만 학교 성적이 꽤나 좋은데, 은근 재미있는 취미를 가진 그런 사람... 평범하지만 빛나는 귀한 사람이 떠오르는 그런 맛이다.

 

향 또한 깔끔하고 좋다. 발효향 부터 달큰한 막걸리 술 그 자체의 향이 모두 깔끔하고 정말 정석적이다. 잘 만든 술이다. 나파 밸리 와인 중에 텍스트북이라는 와인이 있는데, 이 가와지탁주 10이 그런 성격의 막걸리가 아닐까, 향을 맡으며 생각해 본다.

2022.01.1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텍스트북 (Textbook) 와인

술 추천: 텍스트북 (Textbook) 와인

 

질감은 다소 묵직한 바디감을 갖추고 있고, 탄산은 거의 없다. 알콜이 10도이지만 알콜감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밀키한 편이고, 지게미가 충분히 들어있어 포만감도 만족스럽다. 가와지 쌀의 존재를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한 번 고양시에 가서 맛보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럽게 마셨다.

 

일산 지역에 이렇게 재미있는 술이 많다니 참 흥미롭다. 가와지탁주 10을 아주 만족스럽게 마신 만큼, 자매품인 가와지탁주 8도 얼른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참 좋은 술을 많이 만난다. 좋은 술을 만나는 동안은 인생에 대해서도 꽤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된다.

여러 모로 힘들고 바쁘지만, 잘 버텨나아갈 힘을 얻었다. 꼭 한 번 마셔보길 추천한다.

 

가와지탁주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