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낙화주 (6.5%, 경남 함안군, 빛올)

이번에 마신 낙화주는 백종원 사장님이 만든 '백술닷컴'에서 구입했다. 이쪽도 상당히 막걸리 라인업이 좋은 편인데, 아직 충분히 대형화 되지 못한 것인지 배송비가 비싸다. 기능을 살피건대 그냥 플랫폼처럼 상품을 올려만 주고, 각자 발송은 각 양조장에서 알아서 시키도록 하는 것 같은데, 이러한 방식이 네이버를 이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어쩌면 백종원이라는 사람이 이끄는 백술닷컴의 '큐레이션 능력'이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것인가? 어찌되었든 아직까지는 백술닷컴의 제품 선구안을 믿고 이렇게 물건을 사는 나같은 사람도 있으니 분명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https://www.paiksool.com/

백술닷컴

 
이번에 마신 낙화주는 매우 독특한 술이었다. 경남 함안의 무농약 찹쌀, 빛올효모, 누룩만으로 만들어낸 술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특별하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건, 이 술은 찹쌀을 고온에서 구워 만든 로스팅 탁주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특이한 술을 만드는 '빛올양조연구소'의 이름이 너무 낯이 익었는데, 살펴보니 지난 2023년 감탄하면서 만났던 일월삼주의 '일주'를 만들어 낸 곳이었다.일월삼주는 일주가 탁주, 이주가 약주, 삼주가 소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탁주 매니아인 나는 당연히 탁주인 일주를 마신 적이 있었다.

2023.04.2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일월삼주 일주142 (경남 함안)

술 추천: 일월삼주 일주142 (경남 함안)

 
또한 부산일보의 기사가 이 술을 만드는 빛올양조연구소와 낙화주에 대해서 좋은 기사를 남겨주고 있다.

[젊어진 전통주] "변화무쌍한 전통주 모습, 청년들과 닮아"
https://channelpnu.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4067

[젊어진 전통주] "변화무쌍한 전통주 모습, 청년들과 닮아" - 채널PNU

 
먼저 맛이다. 혹시 누룽지 사탕을 아는지? 딱 그 맛이 난다. 설탕도 없고, 합성 감미료도 없는데 고소하고 달콤한 누룽지 사탕의 맛이 막걸리 전체에 곱게 녹아들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누룽지 사탕 맛이 너무 강해서 자꾸 마시면 맛있긴 한데 질리는 그런 느낌도 있었다. 잘 음미하면 원주 자체가 매우 잘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맛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특유의 깊은 고소함이 얼굴을 내밀고 달큰하게 올라오는 술 특유의 맛도 기분 좋다. 재미있는건 경남지역의 술인데도 산미가 약하다는 점이었다. 이런 개성 하나 하나가 살아 있는 술이었다.

향 또한 매우 재미있었다. 누룽지의 고소함이 베이스가 되어있는데 효모가 역시 다른지 개성적인 달큰함이 풍겨 나왔다. 자랑스럽게 '올빛효모'를 쓴다고 라벨에 적어놓은 보람이 있다고 느꼈다. 상당히 깨끗한 느낌의 발효취가 기분 좋았다. 봄나물의 향긋한 알싸함이 섞인 달큰함이었다.

질감은 중감 정도의 바디감을 가지고 있었고 지게미를 꽤 느낄 수 있었다. 탄산은 미약했으나 그래도 살짝 존재하여 누룽지 사탕을 닮은 무거운 단맛을 그나마 중화시켜 주었다.

올빛양조연구소도 꽤 주목할 만한 양조장인 것 같다. 막걸리의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 낸 이 낙화주를 꼭 한 번 마셔보길 권한다. 
 

낙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