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술헤는밤 (8%, 강원도 홍천군, 두루)

강원도의 탁주 역시 매우 낯설다. 여러 술을 마셔보려고 했지만 사실 강원도 지역 술을 제일 적게 마셔 본 느낌이다. 그래서 강원도 지역의 탁주를 발견하면, 왠만하면 꼭 마셔 보려고 하는 편이다.

<강원도 지역의 막걸리>

2023.11.2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얼떨결에 (6도, 강원도 영월군, 동강주조)

2023.11.1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얼떨결에 퍼플 (6도, 강원도 영월군, 동강주조)

2023.11.1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얼떨결에 옐로 (6도, 강원도 영월군, 동강주조)

2023.10.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국순당 첫술 2023 (7도, 강원도 횡성군, 국순당)

2023.07.2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문삼이공 잣 (Moon320) (마마스팜, 강원도 홍천, 12도)

2023.05.1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오래된 노래 (강원도 철원, 10도)

2023.05.0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대관람차 막걸리 (강원도 철원, 12도)

2023.04.0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사임당 생 막걸리 (강원 강릉)

2023.03.3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미토리 생 막걸리 (강원 횡성)

2023.01.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양지백주 (강원도 양양, 삼양주)

2022.08.3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지장수 호박 막걸리 (강원도 낙천탁주)

2022.08.2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사임당 옥수수 생 동동주

 

늘어놓고 보니 많은 것 같지만, 동강주조 및 마마스팜과 두루미 양조장 술이 여럿 잡혀 있고, 상장사 국순당의 본사가 강원도에 있는 관계로 들어가 있는 것을 빼고 나면, 또 가끔 강원도로 여행갔을 때 말고는 거의 접하기 어려운 것이 강원도의 막걸리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마셔보게 된 술헤는밤 막걸리는 사실 강원도산 막걸리여서 고른 것이 아니라 이름이 예뻐서 골랐다. 윤동주의 시 별헤는 밤을 떠올리게 하는 로맨틱한 이름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먼저 맛이다. 이 술은 기본적으로 달콤하고, 메론 같은 둥그렇고 예쁘고 녹진한, 일본어로 표현하면 마로야카 (まろやか) 한 느낌의 맛이 정말 재미있다. 술의 맛이 상당히 진하게 느껴지는데, 술을 가만히 세워 두고 지게미와 맑은 술 부분이 나뉘는 모습을 보면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술병의 반 이상을 가득 채울 정도의 풍부한 쌀의 함량이 이 술의 진한 맛을 잘 설명해 준다. 풍부한 재료에서 뿜어 나오는 달콤함과 고소함이 상당히 부드럽고 기분 좋다. 물, 쌀, 국, 효모 이 단순한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하고 진한 맛을 뽑아낸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이 술에서는 산미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산미를 약간 느낄 수 있는 한라봉, 포도 같은 과일과 함께 곁들이면 훨씬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향 역시 매우 좋다. 메론 계열의 향이 훅 퍼지면서 매우 깊은 향이 난다. 상당히 좋은 쌀과 누룩을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콜 도수가 8도로 어느 정도 되는 만큼 향도 꽤 지속력이 강한 느낌이었다. 누룩의 발효취도 희미하게 느껴지는데, 이 누룩취마저 상당히 부드럽고 곱다. 전반적으로 매우 정성을 들여서 곱게 만들어 낸 술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질감이 매우 훌륭하다. 탄산은 거의 없지만, 묵직한 바디감과 진득한 느낌이 매우 풍만한 느낌을 준다. 지게미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가루가 입에 남거나 하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간만에 이렇게 부드럽고 또 바디감이 좋은 막걸리를 만나 보았다. 이 술이 조금만 더 도수가 높았다면, 훌륭한 전내기 리스트에 분명 포함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면에서 훌륭한 프리미엄 막걸리의 품질과 맛을 갖추었으나, 가격마자 준프리미엄 급으로 낮추어 둔 것이 매력적이다. 정말로 정직한 사람들이 정성들여 만든 훌륭한 막걸리라고 생각한다.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