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전라도 막걸리들을 쭉 마셔 봤다. 얼추 간추려 봐도 다음과 같다.
<최근에 마신 전라도 막걸리 리스트>
2023.06.2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여수 개도 막걸리 (전남 여수, 개도도가, 5도)
2023.06.2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하늘담9 (전남 순천, 순천주조, 9도)
2023.05.2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딸링 (전남 나주, 5.5도)
2023.01.08 - [Useful Things/술 추천] - G12 골디락스 막걸리 (전남 장성)
2023.01.0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지란지교 막걸리 (전북 순창)
2022.11.2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부안 참뽕 막걸리 (동진주조)
2022.10.0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황칠 생 막걸리 (순천)
2022.09.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줄포 국내산쌀 생막걸리
2022.05.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낙안읍성 (전남 순천)
2022.05.2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춘풍 막걸리 (전북 장수, 번암주조)
2022.03.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남원 애(愛) 생막걸리
위와 같이 2022년 이후 11개의 전라도 막걸리를 마셨으니, 이 '야관문 생 막걸리'가 12번째가 된다.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 215개의 막걸리를 생각해 보면, 전체적으로는 216번째 기록이 되는 막걸리이다.
문득 이렇게 기록들을 돌이켜 보니 참으로 막걸리로 인해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구나 싶다. 앞으로 이를 어떻게 승화시켜 나갈지는 또 완전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외연을 넓혀 나가고 싶다.
이 야관문 막걸리는 꽤 드라이한 막걸리였다. 이 야관문 막걸리를 마시기 직전에 마신 것이 '여수 개도막걸리'였는데 달콤함이 강조된 개도막걸리와 달리, 야관문 막걸리는 쌀의 고소함이 더 강조되어 있었고 단맛은 꽤 절제되어 있었다. 야관문 막걸리를 만드는 운봉주조도 꽤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지리산 자락에 양조장이 위치하고 있는데, 지리산 해발 500m의 지리산 둘레길과 동편제 탯자리로 지라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였다고 한다. 항상 강조하는 것처럼 술을 빚는데 있어서 물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운봉주조는 지리산 자락의 지하 200m에서 길어올린 천연암반수로 술을 빚어 한층 부드럽고 깔끔한 맛의 막걸리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22년에 창립된 운봉주조장에 그 뿌리를 두었다고 한다 (현재 운봉주조는 1979년에 현 사업주가 운봉주조장을 인수하여 현재 2대째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맛 자체가 산골의 소박함과 구수함이 잘 드러나고, 달지 않은 특성을 갖춘 것 같았다. 성분표를 찾아 보니 과당도 조금 넣은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하지 않게 맛을 잘 잡아낸 것이 재미있었다. 한편으로 조금 살펴 보니 야관문 자체가 차로 만들어 마시거나 술로 담가 마셔도 상당히 쓴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인 것 같던데, 그래서 이렇게 드라이함과 살짝 산나물의 씁슬함이 맛에 배어 있는 것이구나 싶었다.
향은 살짝 약한 편이다. 막걸리의 달큰한 누룩향이 주가 되고, 살짝 들풀 향이 난다. 아무래도 달콤함이 절제되어 있는 만큼, 과실향이나 달콤한 향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향이 약한 술은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그러나 향을 뛰어 넘어서 맛 자체는 상당히 깊은 구석이 있는 것이 이 술의 매력이었다. 이 술과 함께 곁들인 안주는 모듬전이었는데, 기름진 모듬전의 맛을 담백한 술의 맛과 향으로 함께 조화시키며 마시니 꽤 괜찮았다.
질감은 좋은 편이었다. 역시 좋은 물을 쓰는 막걸리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매끄러운 술의 촉감이 좋았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쌀도 쌀이지만, 물이 좋아서 이렇게 술이 맛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마도 웬만한 수돗물도 상당히 깨끗하고 좋은 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술은 탄산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오히려 담백하고 약간 산나물 같은 맛이 나는 술인 만큼 오히려 이렇게 탄산이 없는 것이 더 잘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바디감 자체는 꽤 라이트한 편이었고, 전반적으로 맛의 깊이와 달리 가볍고 쉽게 넘어가는 느낌의 술이었다.
야관문막걸리를 만드는 운봉주조의 경우, 특이하게도 2015년 이후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갖추고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2020년 까지는 베트남 이마트에 남품하고 있다는 것을 기사로 확인할 수 있었다.
https://www.kban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821
https://www.jjan.kr/article/20200824715259
언젠가 이런 노력들이 가시화 되어 한국 희석식 소주가 해외 시장을 뚫어낸 것처럼 막걸리도 해외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Useful Things > 술 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추천: 생이명주 알밤 막걸리 (충북 괴산, 2차 리뷰 ) (0) | 2023.06.28 |
---|---|
술 추천: 소백산 검은콩 막걸리 (충북 단양) (0) | 2023.06.27 |
술 추천: 여수 개도 막걸리 (전남 여수, 개도도가, 5도) (0) | 2023.06.25 |
술 추천: 하늘담9 (전남 순천, 순천주조, 9도) (0) | 2023.06.24 |
간노꼬 보리소주 (Kannoko、神の河、かんのこ) (0) | 2023.06.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