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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낙안읍성 (전남 순천)

by FarEastReader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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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전문 판매/구독 서비스를 전개하는 '술담화'를 통해 알게 되어 구매했다. 술담화는 이전에도 유튜브 인용이나 기사 인용으로 몇 번 소개한 적 있다. 하지만 이 회사를 통해 술을 사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순신 장군이 1572년 명량해전을 앞두고 순천의 낙안읍성에 입성하였을 때, 백성들이 이순신 장군에게 올렸다는 술독을 모티브로 하여 만든 술이라고 한다. 스토리가 참 좋다. 나는 낙안읍성에 가 본적이 없지만, 이 이야기 만으로도 날 좋은 때 낙안읍성에 놀러가서 지역 맛집에서 낙안읍성 막걸리 한 잔 마시는 여행을 생각해 본다. 이 때 가져갈 책은 김훈의 칼의 노래 정도면 어떨까...

아참, 아직 칼의 노래 읽어 보지 않은 사람 있다면 꼭 사서 한 번 읽어 보기 바란다. 흔치 않은 국내 소설 명작이다.

칼의 노래:김훈 장편소설, 문학동네

칼의 노래:김훈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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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맛이다. 이 술은 소위 프리미엄 막걸리에 속한다. 합성감미료가 전혀 없이, 찹쌀 43% (국산), 누룩 2(%), 천연암반수 (55%)로만 만들어졌다. 특히 이 천연암반수는 이 낙압읍성 전통주가 나오는 낙안화목양조장에서 암반수를 끌어올려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막걸리 맛에 물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면, 이 점은 꽤 기대를 갖게 하는 포인트다. 알콜도수가 12%로 높은 점도 매력적이다. 막걸리는 도수가 높아질수록 맛이 진해지고, 깊어지는 특징이 있다.

먼저 맛이다. 잘 익은 자두나 사과 같은 상큼한 산미가 있고, 그와 함께 전통주에서 나는 달콤하고 살짝 시큼하기도 한 맛이 뒤를 따른다. 씁슬하고 고소한 곡물의 향이 뒷맛으로 남는다. 방금 설명한 것처럼 맛 자체는 상당히 복합적이다. 잘 만든 술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개성이 딱 튀어오르진 않았다. 금정산성 막걸리나 송명섭 막걸리 같은 개성 강한 술들만큼 자리 잡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이야기 했던 잘 익은 자두에서 느껴지는 과즙의 매력 같은 것은 분명 독특한 점이기는 하나,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버텨낼 정도의 힘이 있는 것인가? 는 잘 모르겠다. 다 마시고 난 후 남는 것이 막걸리 맛에 대한 기억이 아닌, (직접적인 관련은 사실 없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 뿐이라면 조금 슬픈 거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쨌든 맛은 상당히 고급스럽고 기본이 잘 갖추어진 맛이다. 살짝 전주 지역의 좋은 술인 '고택 찹쌀생주'를 떠올리게도 한다.
2022.04.0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고택 찹쌀생주

술 추천: 고택 찹쌀생주

방배동 지역의 그린마트라는 지역 체인에 이 고택 찹쌀생주가 들어와 있기에 구매해 보았다. 찹쌀로 빚은 이 술은 알콜 도수가 12%로 높은 편이다. 모든 발효주는 도수의 한계가 18%라고 하는데 (

seoulindanger.tistory.com


향 또한 좋다. 오히려 순천 지역 토속 음식들과 함께 마셨으면 훨씬 좋았을 거 같다는 상상을 하게 하는 기분좋은 향이었다. 단순하고 깔끔한 향이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조화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것도 섞지 않은 순수한 막걸리에서 느껴지는 깔끔함이다. 게다가 도수가 12%로 좀 있는 편이니 향이 좀더 묵직하고 깊게 전달 되는 느낌이었다.

질감은 맑고 가벼운 쪽이었다. 곡식의 가루감도 크게 느끼기 어려웠고, 도수에 비해 바디감이 강한 술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맑은 (또는 묽은) 질감이 신 과일에서 나는 맛과 잘 어울려서 좋았다. 맛과 잘 어울리는 질감을 가진 것도 술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포인트다.

전체적으로 고집스럽게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잘 만든 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수도 높고 해서 어느 정도 대중적인 인기를 확보할 지는 미지수지만,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한 번 권해 보고 싶은 술이다.

참고로 술담화에서는 한번에 몇 병씩 사야 하는 술이 대부분인데 (아마 배송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그래도 한 병씩 살 수 있는 있기에 혼술족에게도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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