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줄포 생막걸리를 리뷰하며, 오디 (뽕)으로 와인을 만드는 전북 부안의 동진주조의 이야기를 했다.
우연이 찾아간 한 마트에서, 이 동진주조의 부안 참뽕 막걸리를 찾아내어 드디어 마셔보게 되었다.
2022.09.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줄포 국내산쌀 생막걸리
이전 소개한 바와 같이 동진주조는 부안에서 여러 전통주를 만들면서, 특히 오디(뽕)을 이용한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동진주조에서 오디를 이용한 막걸리 (살균탁주)를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번에 리뷰할 부안참뽕 막걸리이다.
먼저 맛이다. 오디(참뽕)란 열매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뽕나무에 열리는 블랙베리 같은 열매이다. 영어로는 Mullberry (멀베리)라고 한다. 매우 달콤한 열매로, 숙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전 리뷰했던 마쿠 막걸리에도 블루베리 맛이 있는데, 확실히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2022.10.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마쿠(MAKKU) 막걸리 블루베리맛
맛은 꽤 밀키하고 부드러운 편이다. 오디의 상큼한 맛이 품질 좋은 쌀 막걸리의 바나나같은 부드러운 단맛과 잘 어울린다. 계속 다음 잔을 부르는 그런 캐주얼하고 중독성 있는 새콤달콤함이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맛을 첨가한 살균탁주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편인데, 영양이나 고급스러움 면에서는 다소 생막걸리에 뒤쳐질 수 있지만, 살균탁주의 무한한 응용력과 높은 보관가능성은 분명히 막걸리의 외연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본다.
이번 부안 참뽕 막걸리도, 이전 소개한 마쿠 막걸리만큼, 아니 그 이상 품질도 좋고, 맛도 글로벌하게 먹힐 만한 맛이었다. 정말이지 베리류와 막걸리는 참 잘 어울린다. 막걸리가 왜 자꾸만 와인으로 오해되는지 가끔은 이렇게 뭔가 과실향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약간 밀키하면서도 텁텁한 곡주의 맛이 오디의 달콤하고 상큼한 맛과 어우러지는 절묘함이 일품이다. 은근히 과일 안주와도 잘 어울린다. 물론 헤비하고 기름진 안주와도 정말 잘 매치될 것 같은 그런 맛이긴 하지만... 하지만 생각보다 과일과 잘 어울리는 막걸리는 드물기에 이렇게 리뷰에 기록을 해 놓는다.
향도 좋다. 오디의 향이 진한 것은 살짝 맛만 첨가한 것이 아니라 실제 오디가 1.7%나 들어있기 때문이리라. 달달한 막걸리 향과 함께 오디의 싱그러운 향이 섞여 든다. 국내산 쌀을 풍부히 쓴 덕에 쌀에서 나는 고소함과 달콤함이 모두 풍겨 나온다. 막걸리는 향이 비교적 단순한 편이지만, 잘 발효된 막걸리는 과실향 (메론이나 포도향 두가지 계열이 있다)과 함께 곡물 특유의 고소함과 달콤함이 있는데, 이 부안 참뽕 막걸리에서는 과실향은 오디 향으로 덮였지만, 고소함과 달콤한 향은 아주 잘 살아나고 있다
질감 면에서 탄산은 비교적 절제된 편이다. 최근 탄산이 강한 막걸리들을 많이 마셨더니, 오히려 대조되는 느낌이 신선했다. 쌀이 풍부히 들어가서 꽤 곡물의 가루감이 느껴졌지만, 술과 곱게 섞여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도수는 6도로 평범하지만, 곡식이 풍부히 사용되어 나름의 바디감이 느껴지고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목넘김은 상쾌한 편이고, 잔당감이 별로 없는 것이 특징적이고 호감이 간다. 단맛이 뚝 떨어지는 것 없이 부드럽게 끝까지 유지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꽉 찬 직구가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의 질감이다.
겨울에는 막걸리 보관하기가 좋아서 그런지 (여름에는 냉장고가 아니면 너무 쉽게 상해 버린다), 자꾸 욕심이 난다. 하지만 과음은 몸에도 좋지않고, 해가 짧은 겨울에 시간 낭비하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하고 또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막걸리들이 계속 발견되니 참으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
조만간 한 번 전라도 지역에 짧게나마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그 지역의 여러 막걸리들도 맛을 보고 싶다. 다가오는 연말을 잘 보내면서, 2023년을 이제 슬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진주조, 참 멋진 양조장인것 같다. 이전의 줄포막걸리와 함께, 이 부안 참뽕 막걸리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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