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선산 베이직 (경북 구미시, 선산)

선산주조는 선산탁주는 조선시대 성리학자 김종직 선생의 가양주인 선산약주를 기반으로 술을 빚는 곳으로, 김종직 선생의 후손인 선산양조 김강민 대표가 가양주의 의미를 살리고  지역의 특색을 잘 드러내기 위해 지역 재료를 활용해 새롭게 개발한 술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딱히 조선의 거물 성리학자의 후손이 만드는 술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경북 구미에서 새로운 양조장이 야심차게 새 술을 준비한다는 것을 알고 응원도 해 주고 싶었고, 호기심도 많이 생겼다. 특히 이 선산주조에서는 과감하게 76,000원자리 술을 출시 했는데, 이렇게 비싼 술은 해창막걸리와 서울골드 막걸리 이후 처음이라 정말 궁금했다.

선산주조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먼저 선산탁주의 가장 베이직 버전인 선산 베이직 6도짜리를 주문해서 마셔 보았다.

<선산주조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https://smartstore.naver.com/theseonsan

선산주조 :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먼저 맛이다. 선산주조 6도는 매우 드라이한 막걸리다. 간만에 이렇게 드라이한 막걸리를 마셔 봐서 정말 반가웠다. 얼마 전 드라이한 막걸리들을 쭉 정리해 봤었는데, 여기에 추가되어도 좋을 아주 드라이하고 달지 않은 멋짐 막걸리였다.

<드라이한 막걸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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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한 맛 뒤에는 쌀의 고소함이 따라왔다. 그리고는 약간 신선한 채소맛이 느껴졌다. 이 정도로 단맛이 희미한 막걸리도 매우 드문데, 그런데 맛이 없다는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굉장히 깔끔하다는 인상이 들었고, 뭔가 진짜 술을 마시는 느낌이었다. 또한 뒷맛으로 느껴지는 맛에서 약간 시금치나 맛있는 봄나물을 먹을 때 느끼는 상쾌함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 마치 봄바람 같은 맛을 가진 것 같았다.

 

향 또한 깊고 강했다. 오히려 향은 달콤한 향이 꽤 났다. 향에는 이렇게 고급스러운 달콤함이 넘치는데, 어떻게 술에서는 단맛이 거의 없을 수 있는지 참 신기했다. 향에서는 누룩취가 나는데 이것이 무척 좋다. 누룩취는 일반적으로 좋기 어려운데, 정말 발효가 잘 된 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쾌한 식물성 향기 역시 매력적이었다. 향기도 상당히 밸런스도 잡혀있고, 부드럽고 깊은 둥근 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통 솜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감은 중간 정도의 바디감에, 약한 탄산감이 있었다. 프리미엄 막걸리 중 탄산감이 이렇게 느껴지는 것도 오랜만에 만난다. 여러 면에서 상당히 개성적인 막걸리라고 생각한다. 물도 상당히 깨끗하고 좋은 물을 쓰는지, 특유의 시원함과 매끄러움도 느껴진다. 차게 해서 마시면 맛과 향이 상당히 상쾌하고 식물적인 만큼, 질감도 꽤 상쾌한 느낌이다. 

 

사실상 신인급의 막걸리이지만, 아마 충분히 장수하면서 우리나라 프리미엄 막걸리 중 유명한 막걸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이제 11월, 여러가지 일들이 마구 달려 들면서 힘들게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술과 함께 버티며 주어진 인생을 사랑해 봐야겠다. 

<선산 막걸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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