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명에게 추천을 받은 화이트 와인이다. 실제 사람 만나는 자리에서도 콜키지로 몇 번 만났고, 와인샵에서도 꽤 추천을 받았던 와인이어서, "최근 유행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과 모인 자리에서 한 분이 이 와인을 가져왔을 때, 나도 모르게 정말 반갑다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다. 몇 번 마셨지만 아쉽게도 병을 찍을 기회가 없어 올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찍어도 다른 사람이 함께 찍혀서 올릴 수가 없었다), 이번에 드디어 진득하게 음미하며 마셔 볼 기회도 있었고, 단독 사진도 확보할 수 있었기에 드디어 리뷰를 올린다.
먼저 맛이다. 뉴질랜드의 말보로 지역은 새콤한 시트러스향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확실히 마셔보니 아주 깔끔하고 상쾌한 오렌지의 맛이 느껴졌다. 그러나 역시 와인의 매력이란 복잡 미묘한 맛에 있다. 시원한 청포도의 풍미가 곧바로 따라오면서 화이트와인 특유의 녹진함과 달콤함이 따라왔다. 마치 고소한 기름 같기도 하고 희석된 꿀 같기도 한 느낌이다. 절로 맛있다는 감탄사가 나왔다. 그러나 전반적인 당도 자체는 낮은 편이다. 산미가 우선이고 단맛은 낮고 묵직한 베이스처럼 느껴진다.
살짝 씁쓸한 향이 나는데 은근 오크통의 느낌이 묻어나온다. 그러나 이내 복숭아와 청포도의 과실향이 꽃처럼 피어난다. 좋은 부케를 가진 와인이다. 살짝 헤이즐넛의 달콤한 향도 어우러져서 향에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끝에는 다시 오렌지 껍질 향의 긴 여운이 남는데 정말 인상깊을 정도로 좋은 향이었다.
질감은 꽤 볼드한 편이다. 나름 바디감이 있다. 한 잔, 한 잔이 상당히 refreshing하다고 느꼈다. 지금까지 화이트 와인을 그다지 즐기지 않았는데, 최근 좋은 화이트 와인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오히려 레드 와인보다 좀 더 단순하고 술 그 자체를 즐기기엔 더 좋다는 생각도 든다.
어려워 하지 말고 조금 더 폭을 넓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정말 즐겁고 아름다운데, 내가 혼자 겁을 내고 왜곡해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든다.
좋은 술을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면서 조금 더 힘을 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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