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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바랑 (15%, 경북 안동시, 금계당)

by FarEastReader 2023.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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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훌륭한 산미를 가진 고급 막걸리였다. 요즘 마시는 술들은 정말 하나같이 퀄리티가 매우 높다. 이 바랑 막걸리 또한 내가 좋아하는 술의 성지 '라빈 리커 스토어'에서 구매했다.

 

경북 안동의 술이라면, 역시 안동 소주다. 그런데 이번에 마신 술은 안동의 막걸리다. 언젠가 안동 소주도 제대로 한 번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뜻밖에 이렇게 탁주 부터 마실 수 있게 되어 또 이건 이것대로 기대가 많이 되었다.

 

아마 상당히 달고 진한 술일 것 같다는 나름의 선입견을 가지고 술을 한 잔 따라 마셔 보니, 이건 예상 외로 아주 새콤한 산미가 두드러지는 술이었다. 아, 맞다 경북의 술이구나 이런 생각이 확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내가 지금까지 마셔본 경북 지역의 술들은 꽤나 산미가 두드러지고 매력적인 술이 많았다.

<산미가 매력적인 경북/울산 지역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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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랑 역시 아주 아름답고 깊은 산미를 가지고 있었다. 국내산 찹쌀과 맵쌀, 그리고 국내산 누룩, 국내산 밀가루와 정제수 외 일체의 식품첨가물이 없다고 하는데, 상당히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먼저 산미가 지나가고 나면 달콤한 맛이 묵직하게 따라오고, 쌀의 고소함이 조용하게 퍼져 준다. 그리고 나면 멥쌀을 충분히 쓴 전내기에서 가끔 느낄 수 있는 쌉쌀한 맛도 충분히 즐겁게 느껴진다. 이 쌉쌀함은 가히 와인의 탄닌이 주는 즐거움과도 비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강도는 탄닌에 미치지 못하지만, 어른스러운 뉘앙스와 질리지 않게 만드는 쓴 맛의 매력은 확실히 다른 술과 비교하여 차별화를 가능하게 해 준다

 

향도 만족스러웠다. 쌀 막걸리의 달큰함과 함께 누룩의 향이 곱게 퍼진다. 향만으로는 정말 상당히 달콤하기만 할 것 같은데, 맛을 보면 이렇게 새콤하고 또 그윽한 맛이 나는 것이 참 재미있다. 이 막걸리도 향 자체는 단순한 편이지만, 알콜 도수가 15도인 만큼, 꽤 강하게 퍼지는 향을 가졌다. 살짝 나무 껍질 향이 나는 것도 독특했다. 아까 누룩의 향을 이야기 했는데, 사실 이 술은 삼양주이기는 하지만 누룩은 다른 술의 1/10 수준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15도의 고도주 막걸리를 만들어 낸 것이 특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룩의 향이 꽤 잘 나는 것이 신기했고, 어쩌면 그래서인지 다른 막걸리에서는 쉽게 맡을 수 없는 나무껍질 같이 건조한 식물성 향이 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질감은 중간보다 좀 더 강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었다. 탄산은 느낄 수 없었고, 알콜의 킥은 살짝만 존재해서 도수에 비해 매우 부드럽게 즐길 수 있는 술이었다. 산미가 상당히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았다. 깨끗한 물을 써서인지 매우 말끔한 느낌을 주는 액체의 질감도 호감이었다.

 

이 술을 먹고 나니, 안동지역의 대표작인 안동 소주를 빨리 마셔봐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말 즐겁게 마신 술이었으며, 다시 한 번 전통주의 가능성에 대해 되새겨 볼 수 있는 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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