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믿고 마시는 술이 되어 버린 상주주조의 너디 시리즈 중 하나인 너디킥 (Nerdy Kick)을 마셔 보았다.
상주주조의 신상 브랜드인 '너 브루어리'에서 나온 술들은 다 상당히 개성적이고, 각각 분명한 특징이 잘 드러나는 그런 막걸리들이었다.
<너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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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신 너디킥은 '킥(kick)'이라는 말과 달리 아주 순한 4% 짜리 막걸리였다. 먼저 첫 맛은 바로 산미가 아주 도드라졌다. 생각보다 산미가 강해서 놀랐다. 그러나 산미가 지나고 나면, 바로 꿀 질감의 달콤함이 찾아온다. 산미가 빠르게 얼굴 쪽으로 날아오는 킥이라면, 그 다음에 찾아오는 묵직한 달콤함은 아주 무거운 로우킥 같다.
산미도 산미지만, 마치 패션푸르츠 같은 과실의 맛과 레몬 같은 맛은 도대체 어떻게 내는 건지 신기하기만 했다. 서둘러 라벨을 살펴 보지만, 정제수, 찹쌀 (국산), 누룩, 효모, 정제효소 말고는 다른 첨가물은 찾을 수가 없었다.
향 또한 시트러스류의 향이 강하게 훅 올라왔다. 이게 진짜 첨가물 없이 만들어낸 맛과 향이라는 사실을 좀처럼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향이 전반적으로 매우 경쾌한 느낌이다. 약간 잘 짜낸 과즙 주스 같은 청량한 매력이 올라오는 것이 매우 좋았다.
맛과 향 전반적으로 요거트의 뉘앙스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요거트를 만드는 사람들은 막걸리에도 관심을 가지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데, 우유에서 나오는 요거트와 쌀에서 나오는 막걸리는 스타트와 제조 공법이 태생적으로 달라서 그런지 쉽게 접목을 못하고 있다. 막걸리가 술이기 때문에 여러 규제적인 문제도 넘넘어야겠지만, 그래도 이 둘이 분명 협업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이런 너디 킥 같은 막걸리를 접할 때마다 느낀다.
질감은 중간보다 살짝 라이트한 느낌이고, 탄산은 거의 없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탄산이 강한 막걸리들은 거의 마시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호남 음식점에 가서 함께 곁들인 장수막걸리와 지평 막걸리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이 너디 킥에는 다소 탄산이 있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탄산 없는 이런 주스 느낌의 너디 킥도 충분히 좋았다.
가볍고 깔끔하게 마실 수 있는 좋은 막걸리다. 너디 시리즈는 좀 계속 주목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상주주조와 너드 브루어리를 이끌고 있는 이승철 대표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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