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일월삼주 일주142 (경남 함안)

by FarEastReader 2023. 4. 23.
728x90
반응형

막걸리도 이것 저것 많이 찾아서 마시다 보니, 역시 취향이 생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역시 14도짜리 전내기가 아닌가 싶다.

행주산성 쪽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술의 성지 라빈리커스토어에서 발견한 일월삼주-일주 142 역시 제대로 된 전내기였다.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경남 함안의 막걸리라고 하고, 도수가 14.2도인 것을 보고 경험 삼아 마셔 보기 위해 샀는데, 첫 잔을 따르는 순간 묵직하고 진득하게 흘러나오는 액체를 보면서 "아, 전내기구나!"라고 감탄했다.

그리고 한 잔 마셨을 때 그 끈적하고 달콤한 향의 액체를 혀와 코로 느끼면서 역시 이 맛이지! 제대로 된 전내기네, 라고 다시 한 번 감동했다.
 
<지금까지 좋았던 전내기 (물을 타지 않은 막걸리 원주) 리스트>

2023.04.1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Mark Holy 마크 홀리 드라이 12.0

2022.10.1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금학 탁주 (13도, 강화 금풍양조장)

2022.08.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이박사 신동막걸리 원주 12% (청산녹수)

2022.08.2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해창 막걸리 18도 (2번째 리뷰)

2022.08.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백걸리 (백술도가)

2022.06.0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서울 골드 15%
 
이번에 마신 14.2도짜리 일월삼주-일주142도 위 리스트에 충분히 포함될 만한 좋은 술이었다. 

먼저 맛이다. 탁월한 단맛을 가졌지만 이걸 한 번 숨기는 절제미가 돋보이는 맛이다. 좋은 쌀로 빚은 막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메론 계열의 둥근 단맛이 정말 마음에 든다. 그리고 이 맛 끝언저리에 돋보이는 곡식의 고소함과 기분좋은 쌉쌀함까지 조화가 아주 일품이다. 게다가 경남지역의 막걸리라서 그런지, 그 지역 막걸리에서 보이는 특유의 새그러움 (새콤함의 방언. 산미)이 느껴지는 것이 정말 개성적이다. 이 새그러움을 또다른 차원으로 승화시킨 별산 막걸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2022.10.2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별산 막걸리 (양주)

술 추천: 별산 막걸리 (양주)

별산, 특별한 산미라는 뜻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라빈리커스토어에서 별산막걸리를 발견했을 때, 사진의 라벨에 있는 것처럼 '별이 내리는 산' 이라는 문구를 보고, 어 이렇게도 풀 수 있구

seoulindanger.tistory.com

 
향도 매우 좋다. 밀도 있는 쌀의 달콤함 - 부드럽고 둥근 달콤함이 곱게 퍼지고 그 안에 메론향이 화려하게 피어난다. 그리고 알콜의 알싸함이 살짝 올라오면서 누룩의 중독적인 향도 아지랑이 처럼 드러난다. 전내기들은 보통 향도 강하고 좋은 편이다. 곡식의 고소함이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일월삼주-일주142의 경우에는 과실향이 두드러지는 편이다.
 
조금 살펴 보니 일월삼주라는 이름은 한자로 쓰면 一月三舟 이며 그 뜻은 '하나의 달을 세 척의 배에서 본다’ 라는 의미라고 한다. 같은 달도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이듯, 누룩으로 빚은 술의 다양하고 풍성한 맛의 특징을 이름에 담았다고 하는데, 한번 빚은 단양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풍부한 맛과 향을 가지는 좋은 술에 참 어울리는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질감은 역시 전내기 특유의 진하고 농도 짙은 바디가 특징적이다. 알콜은 거의 없으며, 도수가 14.2도로 높은 편이지만 알콜의 킥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용하는 물이 역시 좋은지, 물을 거의 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매끈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술 전체에 곱게 도포되어 있다. 아주 모범적인 전내기, 막걸리 원주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든다. 입에 곱게 달라 붙었다가 흔적도 없이 향기만 남기고 사라지는 것이 멋지다. 최근 유행 중인 지수의 '꽃'이라는 노래가 머리속에서 자동 재생되는 그런 질감이다.

지수 "꽃' -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이 일월삼주-일주 142를 만드는 빚올양조연구소에 대해서도 부산일보에서 흥미로운 기사가 나와 있어 첨부한다.

귀농 꿈꾸다 술 연구…달 생각하며 빚은 '일월삼주' [술도락 맛홀릭]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3021410593987775 

귀농 꿈꾸다 술 연구…달 생각하며 빚은 '일월삼주' [술도락 맛홀릭] <4>

일월삼주의 같은 원주로 만든 ‘일주142’(오른쪽)와 ‘이주’. 탁주인 일주를 맑게 여과하면 이주가 된다. 가가호호 술을 빚던...

www.busan.com

 
간만에 주말에 마음에 드는 술, 마음에 드는 막걸리, 마음에 드는 전내기를 만나 매우 기쁘다.

일월삼주 - 일주142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