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천년의 향기 (충남 공주)

이전 리뷰했던 '벌떡주'의 천지인 주조에서 나온 막걸리 '천년의 향기'를 마셔보았다.

과거 벌떡주의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여 주기 바란다.

2021.10.0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벌떡주

술 추천: 벌떡주

 

벌떡주가 생각보다 화제성이 강한 술이었기에 이 천지인주조의 이름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찾아간 한 충남 지역의 마트에서 이 천지인주조의 막걸리가 있기에 냉큼 집어왔다.

 

이 막걸리는 이름도 '천년의 향기'로 멋지지만, 군데 군데  '사랑의 열매 협약업체'라든지, '가정마다 소화기를 비치합시다! - 국민안전처(공주소방서) - '등의 표어를 붙여 놓은 점이 재미있다. 아마 사장님이 상당히 요즘마로 ESG에 관심이 있으신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뜻하는 S (Social) 에... ㅋㅋ

 

이 막걸리는 외국산 쌀, 외국산 팽화미, 외국산 팽화 소맥분 및 아스파탐을 쓴 저렴한 막걸리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재료를 쓴 막걸리다. 그래서인지 막걸리에서도 뻥튀기 냄새가 나는게 너무 신기했다. 아무리 팽화미와 팽화 소맥분 (즉, 뻥튀기 쌀과 뻥튀기 밀가루)를 많이 썼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구수한 뻥튀기 냄새가 술에서까지 나는 건 처음 본 것 같다. 

 

향도 이렇게 고소하고 독특하지만, 맛도 나름 괜찮았다. 곡식 가루가 느껴지는 텁텁하고 고소한 맛을 기본으로, 절제된 단맛과 신맛이 함께 느껴진다. 단맛 쪽이 좀 더 강한 편이고, 끝맛은 씁쓸하다. 약간 중장년의 맛이다. 프리미엄 막걸리의 깔끔하고 부드러운 단맛과 비교하면 확실히 시골스럽다. 장수막걸리나 지평막걸리가 제공하는 경쾌한 탄산맛이나 깔끔히 떨어지는 맛과도 살짝 거리가 멀다. 곡식의 맛이 강조되는 점에서 충청지역 막걸리의 특성에 충실하나, 콕 찌르는 약한 탄산의 개성이나 씁쓸 고소한 뒷맛이 은근히 매력적이어서 계속 다음 잔을 부른다.

 

막걸리이지만 술 냄새가 거의 안나는 것이 참 특이하다. 먼저 서술한대로 뻥튀기 냄새가 주류이며, 다른 냄새는 찾기 힘들어서 오히려 단순함을 느낀다. 에탄올함량이 5%로서 일반적인 막걸리보다 도수가 1도 정도 낮다. 그래서 그런지 향에서 알콜을 찾기도 힘들다. 

 

질감은 바디감이 약하고 맑고 묽은 편이다. 곡식가루가 느껴지지만, 그렇게까지 텁텁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최종적인 뒷맛은 씁쓸하지만 다 마시고 나면 입 안에 살짝 잔당감이 남는다. 아스파탐과 사카린나트륨을 모두 쓴 이상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쌀 뿐만 아니라 밀도 많이 넣어서 그런지 약간 질감 자체도 그렇고 투박한 느낌이 든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부분인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느낌의 막걸리도 농주 느낌이 나서 좋아하는 편이다.

 

벌떡주와 같은 히트 작품이 되기에는 좀 여러 모로 힘들어 보이는 막걸리지만, 특유의 뻥튀기 향과 맛, 그리고 단순하고 투박한 점이 매력적인 막걸리다. 공주 지역의 막걸리들이 '알밤 막걸리'를 필두로 여기 저기 보이는 것 같은데, 산미와 씁슬함이 조금 더 강조된 이 '천년의 향기' 막걸리도 꽤 괜찮고 개성있는 술인 것 같다.

 

모두가 좋아할 만한 그런 술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부가 되는 즐거운 술이었다. 충남 지역의 막걸리 특징을 즐겨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산 생 막걸리와 함께 권해 주고 싶은 그런 막걸리다.

아산 생 막걸리 리뷰는 아래 글 참조..

2022.04.1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아산 생 막걸리

술 추천: 아산 생 막걸리

 

 

천년의 향기 막거리 - 천지인주조 (충남 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