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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왕포 막걸리 (경북 상주)

by FarEastReader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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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소개한 가람 생 막걸리와 같은 가람주조에서 나온 살균 탁주인 '왕포 막걸리'를 마셔보게 되었다.

이 가람주조에서 나온 생막걸리 리뷰는 아래를 참조하기 바란다.
2022.05.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가람 생 막걸리

술 추천: 가람 생 막걸리

천안에서 구매한 막걸리다. 천안의 한 마트에서 '경북 상주'에서 생산된 막걸리가 있어 냉큼 집어왔다. 본고장을 넘어서 타 지역에서도 팔리는 막걸리는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seoulindanger.tistory.com


왕포 막걸리는 살균탁주인 만큼, 맛이 쉽게 변하지 않고 오래 보존이 가능하다. 나는 생 막걸리를 마셔 보고 마음에 들면 해당 양조장의 살균탁주도 항상 함께 마셔보는 편이다. 왜냐하면 살균탁주 쪽에서 오히려 양조장이 의도한 맛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온도나 보관 방법은 물론, 얼마나 흔들었냐 등에 따라서도 민감하게 변하는 막걸리의 특징을 생각하면, 때로는 가까운 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나온 생막걸리를 마신다는 것은 어쩌면 양조장의 의도를 본의 아니게 오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이번에 마신 왕포 막걸리는 아주 독특한 맛을 가진 막걸리였다. 흔히 막걸리에서 기대하는 단맛이나 새콤한 맛의 막걸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약간 인공적인 느낌의 크림맛과 합성감미료로 분칠한 씁쓸함이 가장 두드러지는 맛이다. 자 그럼 왜 이걸 추천하느냐, 글로는 이렇게 약간 맛없게 읽히지만, 막상 마셔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개성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탄산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부드러운 곡물 맛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인 인상으로 쭉 뻗는다. 매콤하고 짭잘한 안주와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

향은 매우 좋은 편이다. 잘 익은 막걸리향이 꽤 분명하게 퍼져나간다. 그리고 그 항이 꽤 향기롭다. 향 만 두고 보자면 아주 달달한 막걸리일 것 같은데 마셔보면 위와 같이 개성적인 씁쓸고소함이 느껴지니 더욱 묘한 느낌이다.

질감은 부드럽고 묽은 편이다. 바디감은 약하고 술술 넘어간다. 곡식가루 느낌도 거의 없다. 가볍게 벌컥벌컥 마시기 좋은 그런 질감이다. 특별히 거슬리는 것도 없는 무난한 느낌이다.

다양한 막걸리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막걸리가 다 똑같다고 생각했던 과거가 이제는 거의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맛이 가능할까 궁금하기만 할 뿐이다. 한 병에 2천원이 안되는 서민적인 가격에 이렇게 다양하고 전반적으로 맛있는 술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집에서 술을 빚는 가양주의 전통이 끊어졌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다양한 양조장의 개성있는 막걸리들을 보면 가양주의 전통은 그래도 살아 남아 여기 저기 꽃을 피우고 있는 것 같아 일말의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막걸리의 열풍이 좀 더 생명력있게 유지되어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다소 낭만적인 감상이란건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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