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에 있는 유서 깊은 양조장인 (주)양촌양조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낸 우렁이쌀 손막걸리 DRY가 동네 CU 편의점에 들어왔기에 냉큼 구매하여 마셔 보았다.
일제 식민지 시절인 소화 6년 (1931년)에 창업한 양조장이니 90년이 넘은 곳이다. 양조장은 그때 지었지만, 영업 자체는 1923년부터 하였다고 하여 올해로 이제 꼭 100년이 되었다. 충남 논산이라고 하면 육군훈련소가 있는 지역인데, 그래서인지 왠지 더 흥미롭다. 다행히 이 양조장을 소개하는 아주 좋은 기사를 하나 찾아 그 링크를 공유한다.
http://s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4953
이 양촌양조의 막걸리는 크게 양촌생막걸리가 있고, 그리고 우렁이 농법으로 무농약 재배한 국내산 쌀을 사용한 우렁이쌀 손막걸리 및 우렁이쌀 손막걸리 DRY가 있다. 이 중 일체의 천연감미료를 쓰지 않고, 가장 비싼 것이 바로 이번에 마신 '우렁이 쌀 손막걸리 DRY' 이다.
이 막걸리는 막걸리가 달지 않고도 충분히 달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막걸리다. 보통 드라이한 막걸리라고 하면, 아예 단맛이 극단적으로 없는 송명섭 막걸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이 우렁이쌀 손막걸리 DRY를 비롯하여 희양산 막걸리 등 달지 않지만 곡식 본연의 안쪽 깊이 숨은 달콤함을 베이스로 깔아주는 드라이하고 멋진 맛의 막걸리가 몇 가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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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렁이쌀 손막걸리 DRY는 확실히 맛있는 술이다. 달지 않아도 맛있다. 그만큼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냈기 때문이다. 쌀 맛이 일단 아주 깊게 퍼진다. 나는 생갈비와 함께 이 술을 마시다가 멈추고 식사를 마치고 다시 마셔 보았는데, 확실히 식사와 함께 같이 반주로 마시는 것보다 간단한 안주와 함께 음미하며 마시는 것이 훨씬 좋게 느껴졌다.
맛 자체는 연하지만 개성은 분명하다. 재료가 술 속에 풍부히 표현된 느낌이다. 쌀로 지은 밥의 맛을 기본으로 하여 누룩에서 느낄수 있는 쿰쿰하지만 중독성 있는 치즈 같은 발효된 맛이 피어난다. 그러면서 약간의 새콤함이 따라오면서 약간 어른들이 좋아할 것 같은 발효주의 맛을 완성시킨다. 달콤하거나 과실향이 나지 않아도 충분히 프리미엄을 느낄 수 있는 이런 장르의 술은 마실 때는 감탄이 적어도 여러 번 접하다 보면 좋아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이런 술은 생각보다 한식, 양식 가리지 않고 페어링이 잘 된다. 의외로 맞추기 정말 어려운 것이 단맛이기 때문이다.
향 또한 풍부한 편이다. 누룩의 치즈향이 기본이 되고, 그 이후 잘 익은 막걸리의 달큰한 향이 깊은 곳부터 피어 나온다. 향을 맡으니 더욱 희양산 막걸리가 떠오른다. 확실히 희양산 막걸리도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써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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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감은 생각보다 라이트한 편이다. 양촌 양조장도 양조장에 있는 우물을 이용해서 술을 만든다고 하는데, 확실히 물 맛이 좋아서 그런지 맛 전체가 상당히 깨끗한 느낌이고, 질감도 맑고 부드럽다. 매끈한 느낌이 좋고 지게미가 많이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비단결처럼 부드럽게 흘러간다.
탄산은 거의 없는 편이고, 알콜 도수는 7.5도로 약간 높은 편인데, 그래서 알콜도 뒷맛으로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름에 DRY가 들어가 있는 만큼 이 정도의 알콜감은 역시 딱 필요한 느낌이었다.
좋은 막걸리를 CU에서 계속 소개해 주는 것 같아 정말 좋다. 은근 막걸리 붐에 이런 유통 기업들의 노력이 기여한 바도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막걸리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해당 막걸리와 양촌양조를 소개한 유튜브 영상 하나를 추가한다. 이런 영상들도 가끔 참고하면 재미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6YERvjks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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