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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감천 막걸리 (부산 벗드림)

by FarEastReader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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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술마켓이라는 곳에서 계속 막걸리를 구입해 마셔보고 있다. 술담화 같은 곳보다 훨씬 구색이 좋고, 한병씩 사기도 수월하여 애용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2022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탁주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감천 막걸리가 있기에 한 번 사 마셔 보았다. 이런 우리 술 품평회에서 상을 받은 술들은 생각보다 정말 좋다는 걸 이제는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계속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 우리 술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얼른 주문하였다.

이 감천 막걸리는 우유같이 부드러운 막걸리라고 브랜딩하여 팔고 있는데, 실제 보니 정말 우유같이 뽀얗고 빽빽히 입자가 채워진 술이었다. 예전에 리뷰한 DOK 막걸리나 담은 막걸리를 떠오르게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오래 세워 두어도 맑은 층과 지게미의 층분리가 잘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입자가 꽉 차있고, 우유처럼 하얀 빛깔을 유지하는 막걸리 말이다.

2022.04.2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DOK 막걸리

2022.05.0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담은 막걸리

 

먼저 맛이다. 마셔보니, 확실히 달고 부드러운, 그런 막걸리였다. 우유처럼 부드러운 가운데 좋은 쌀로 만든 쌀막걸리 특유의 과실향 넘치는 바닐라 맛이 넓게 퍼졌다. 쌀과 누룩만으로 합성감미료 없이 만들어 낸 이 달콤함이 정말 사랑스럽다. 거의 밀크 초콜릿을 연상 시키는 정도인데, 완전 차게 해서 얼음을 타서 마시거나, 아니면 아예 상온에 조금 두어 찬기운을 조금 뺀 상태에서 마시면 이 단맛을 좀 더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이 감천 막걸리는 약간의 떫은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달기만 한 막걸리가 가지는 천진함도 좋지만, 역시 술인 만큼 이런 쓴 맛이나 달지 만은 않은 맛이 느껴질 때 더욱 성숙한 느낌을 받는다. 달콤함에 살짝 브레이크를 걸어 주는 이 쓴 맛에서 오히려 깊은 매력을 느꼈다. 이 막걸리의 이름 감천(甘川 - 달콤한 물줄기)에 어울리는 맛이라고 생각했다. 이 감천막걸리도 부산의 벗드림이라는 양조장에서 나오고, 부산지역에서 꽤 멋진 막걸리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도 참 재미있는 현상인 것 같다. 떠오르는 이름만 해도 금정산성 막걸리, 별산 막걸리, 설하담 막걸리 등 쟁쟁한 술들이 있다. 

 

향 또한 깊고 상큼하다. 쌀막걸리 특유의 둥글고 달콤한 과실향이 묵직하다. 술이 자기 몸 깊은 곳까지 향을 꼭 붙잡고 있는 것이 느껴지는 좋은 술이다. 약간 바나나나 메론 계열에 가까운 향이다. 역시 밀크 초콜릿의 뉘앙스가 있고, 끝에는 살짝 누룩의 발효취도 맡을 수 있다. 이 모든 향들이 모여 또다시 달지만 살짝 쓴맛을 내 주는 이 감천 막걸리의 개성을 다시 한 번 표현해 준다. 향 측면에서도 상당히 추천할 가치가 있는 막걸리라고 생각한다.

 

질감은 역시 '우유막걸리'라는 별칭 답게 아주 부드럽다. 바디감이 있는 편이며, 걸쭉하거나 꾸덕하지는 않아도 나름의 무게감과 함께 미끈함이 느껴질 정도의 보드라움을 갖추고 있다. 질감이 좋아서 계속 다음 잔을 부르는 편이다. 이런 밀키함이 무기인 막걸리는 위에서 언급한 DOK가 담은 막걸리가 대표적이지만, 얼마 전 소개했던 백걸리도 유사한 질감을 갖추었던 것이 떠올랐다.

2022.08.1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백걸리 (백술도가)

 

술 추천: 백걸리 (백술도가)

막걸리는 역시 14도짜리 전내기(물을 거의 타지 않은 막걸리 원주)가 최고다. 앞으로 막걸리는 이 방향으로 나가서 수출도 해야 한다는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다. 포도주 와인도 13-15%의 알콜도수

seoulindanger.tistory.com

 

백걸리와 같은 14도짜리 전내기가 아니지만, 이 감천 막걸리는 6도짜리 캐주얼한 막걸리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고급스러운 질감을 갖추었다. 늘 이야기 하지만 이건 쓰이는 물의 품질을 보여주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역시 이 감천 막걸리 또한 좋은 물을 쓰고 있는 것이다. 막걸리 맛은 쌀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물의 영향도 정말 크다고 매번 느낀다.

 

벌써 2023년이다. 올해는 또 어떤 막걸리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막걸리들을 조사하다 보면 여러 사람들의 막걸리 블로그를 만나게 되는데, 세상엔 정말 다양한 막걸리가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막걸리를 즐기는 것 같아 신기하고 또 기분도 좋아진다. 올해는 막걸리를 통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기로 다짐해 본다. 작년에도 하나 막걸리 모임을 만들어서 3번 정도 만났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만나고 지평을 넓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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