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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오미자 생막걸리 (문경주조)

by FarEastReader 202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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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주조의 술을 좋아한다. 이전에도 이 문경주조의 가히 혁신적이라고 할만한 술들을 리뷰한 적이 있다.

2022.12.0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폭스 앤 홉스 (문경주조)

2022.11.1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문희 (문경주조)

폭스앤 홉스는 막걸리에 홉을 첨가하여 맥주의 맛과 하이브리드된 막걸리이고, 문희는 정말 제대로 된 정통 스타일 프리미엄 막걸리이다.

이번에 마시게 된 오미자 생막걸리는, 오미자 맛을 첨가한 막걸리임에도 불구하고, 살균탁주가 아닌 생막걸리라는 점이 정말 신기했다. 보통 이렇게 맛을 첨가한 막걸리는 거의 모두 '살균탁주'인데, 과감히 맛을 첨가하도고 맛과 품질의 보존이 힘든 생막걸리를 만들겠다는 고집을 가지고 제품화한 것이 정말 멋진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살펴보니 2008년까지는 이러한 과일을 첨가한 탁주를 살균탁주가 아닌 생막걸리로 출시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문경주조의 홍승희 대표님의 노력으로 이 법을 바꾸고, 이 문경주조의 오미자 생막걸리가 과일 생막걸리 제1호가 되었다고 한다.

매우 흥미로운 아래 기사를 꼭 살펴보기 바란다.

https://naver.me/GHDLsPZn

 

세상에 없던 ‘오미자 생막걸리’를 탄생시키다! <홍승희 문경주조 대표>

[BY 더농부] 공덕산과 용문산을 끼고 있으며 낙동강의 최상류, 금천강이 흐르는 배산임수의 정석, 경...

m.post.naver.com

 

역시 중요한 건 맛이다. 이 술을 한 잔 마시자마자, 어 진짜 오미자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리뷰한 마쿠 블루베리 맛이나, 부안 참뽕막걸리는 먼저 막걸리 맛이 강하고, 그리고 약간 텁텁한 곡주 베이스에 베리 맛이 섞여 있는 느낌이라면, 이 오미자 생막걸리는 먼저 오미자의 맑고 시원한 새콤달콤한 맛이 느껴지고 그 뒤에 막걸리가 느껴지는 구조였다.

2022.10.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마쿠(MAKKU) 막걸리 블루베리맛

2022.11.28 - [수렵채집일기/운명을 개척하기 - 지혜와 운] - 술 추천: 부안 참뽕 막걸리 (동진주조)

 

예전에 동원에서 나온 오미자차를 좋아했었는데, 딱 그 오미자차를 마시는 느낌이었다. 오미자의 상큼함이 햅쌀로 빚어낸 문경주조의 막걸리와 어울리며 아주 깔끔하고 시원한 오미자의 새콤함을 강조해준다. 그리고 따라오는 막걸리의 달콤함과 곡식의 고소함과의 조화가 아주 좋다. 살짝 탄산이 약하게 있는 편인데, 그래서 더욱 맛이 복돋아오는 느낌이다. 문경주조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뿐만 아니라, 생막걸리인 만큼 맛이 훨씬 신선하고 풍부하다. 아니 풍부한 것은 생막걸리인지 여부와 관계가 없으리라. 하지만 생막걸리 특유의 효모작용의 느낌이 이 술에서 나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뉘앙스가 훨씬 강하고 또 생생하다. 생막걸리의 장점은 분명 존재한다. 다른 재료 맛을 첨가하면서 이렇게 생막걸리의 매력을 살려낸 양조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향 또한 오미자의 상큼한 향을 잘 살려 내면서, 막걸리의 달큰하고 향긋한 술내음을 잘 보존했다. 한가지, 누룩 향이 아주 곱게 느껴지는데, 정말 발효가 잘 된 누룩을 사용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도수는 6.5도로 일반적인 막걸리보다 살짝 높지만, 알콜 향이 특별히 강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좀더 향이 가볍고 말끔하다는 인상을 받기는 했다. 오미자라는 재료가 상당히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상큼한 향과 맛이 이렇게까지 지배적으로 될 수 있다니 놀랍기만 했다. 막걸리의 압도적인 '쌀의 느낌'을 이렇게까지 컨트롤 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질감은 다소 묵직한 편이다. 액체가 걸쭉한 편은 아니나, 좋은 쌀을 많이 써서 만들어서 그런지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로 재료를 충실히 느낄 수 있다. 약간 이 오미자 생막걸리를 마시면 좀 부유해 지는 느낌마저 든다. 약한 탄산이 매우 기분 좋게 입안을 자극하며 청량함을 더해 주어 즐거운 질감을 선사한다. 문경주조는 확실히 좋은 물을 사용하는 느낌이다. 술의 질감이 매우 매끄럽고 또 균일하다. 그리고 맑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전형적인 좋은 물맛의 흔적이다. 

 

이렇게 좋은 술을 만드는 술도가가 있다니 그저 반갑고 또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도 종종 생각이 날 것 같은 그런 술이다.

 

크리스마스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성탄절의 행복과 평안이 함께하길 바라며, 이런 날 와인도 좋지만 이렇게 상큼한 과실향을 더한 막걸리를 곁들여 보는 것도 좋지 않나 감히 생각해 본다 (이렇게 쓴 나도 결국 막걸리도 마셨지만, 또 분위기상 와인을 하나 따기는 했지만 말이다).

오미자 생 막걸리 (문경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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