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대대포 블루 죽향도가

막걸리를 잘 아는 선배가 한 병 선물해 주셔서 마시게 되었다. 작년 대대포 죽향도가 막걸리 편의점 버전을 마셨는데, 기본적으로 동일한 제품이지만 포장도 바뀌고 살짝 컨셉도 달라진 것 같다. 술 맛이 좀 더 안정화된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발전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2021.11.0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대대포 죽향도가 막걸리

술 추천: 대대포 죽향도가 막걸리

2020년 ‘우리술 품평회’에서 탁주부분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나타나 주목받은 술이지만 꾸준히 알려지면서 팬을 늘려온 술이다. 여러 프리미엄 막걸리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이렇게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며 꾸준히 팔리는 술이 있다는 건 참 자랑스러운 일이고 기쁜 일이다.

더운 여름, 600ml 들이의 대대포 블루는 금방 마셔버릴 수 있었다. 꿀맛이 살짝 도는 고소한 막걸리다. 우유의 풍미가 고소함과 단맛에 리치한 부드러움을 더한다. 이것이 너무 부담스럽지도 않고, 잔당감이 남지도 않는 점잖고 품위있는 맛을 만들어 준다. 나루 생 막걸리나 우곡생주같은 단 맛이 강한 프리미엄 막걸리와는 또 다른, 살짝 드라이하지만 여전히 달콤한 그런 개성이다.

향은 나루 생 막걸리나 DOK 막걸리 같은 잘 익은 메론 같은 과실향이 넘치는 그런 향이다. 향도 충분히 강하고 좋아서 술맛을 돋운다. 사실 과거에 비해 향이 강해진 인상이다. 같은 계열이지만 도수가 더 높은 대대포 막걸리 레드 (9도로 알고 있다)의 향이 매우 궁금해진다. 일반적으로 알콜 도수가 높아지면 향도 더 깊고 강해지기 때문이다. 좋은 쌀을 써서 그런가 향도 매우 맛있게 느껴진다. 아주 만족스러운 막걸리 향이다.

질감은 가볍고 시원하다. 탄산은 별로 없지만 매우 시원하게 들이킬 수 있는 그런 개성을 갖추고 있다. 부드럽게 넘어가고, 곡물 지게미가 균일하게 분포한 느낌이다. 결코 묽은 편이 아니지만, 가루감도 없고 매끈하다.

같은 술에 대해서 리뷰를 남기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좋은 술은 여러 번 마시며 이해를 깊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술도 발전하지만, 즐기는 나도 발전하고 또 변하기 때문이다.

온고지신(温故知新)의 마음으로 계속 여러 술을 즐기고 싶다.

대대포 블루 죽향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