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수막걸리의 '인생막걸리'를 마셔보려다, 하필 그 막걸리가 떨어졌다고 해서 추천 받아 마시게 된 막걸리다.
라벨에서 볼 수 있듯 약간 올드스쿨이다. 전주의 양조장인 (유)산에들에라는 곳에서 나온 술인데, 검색해 보니 2011년에도 리뷰가 뜬다. 최소 10년 이상 쭉 생산되고 팔린 스테디셀러라는 점에서 안심하고 마셔 보았다.
알콜 도수가 5.5도로 일반적인 6도보다 살짝 낮은 막걸리이고, 확실히 요새 나오는 프리미엄과는 구분되는 서울 장수, 지평 등과 유사한 기존 막걸리 계열이다. 그렇지만, 맛있다.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깊고, 풍부한 맛이다.
어려운 말이나 용어로 막걸리를 설명하는 건 사실 약간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품질의 막걸리는 사실 탄산의 정도, 단맛과 신맛의 조화의 정도, 곡물 맛이 어느정도 나는지, 물맛은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지 정도 파악하고 나면, 그 이후에는 발효 정도에 따른 변화 정도를 느끼며 시원하게 즐기는 게 최고가 아닌가 싶다.
향기도 참 안정적으로 좋다. 부드럽고 달달한 막걸리 향이 깊고 진하게 풍긴다. 여름이라 그런가 향도 더 멀리 퍼지는
것 같다. 막걸리는 정말 여름에 잘 어울리는 술이다. 이 전주 생 막걸리를 따르면 촤아아아 하는 탄산 소리가 나는데, 이 탄산 소리와 함께 향이 퍼지는 것이 느껴진다.
간만에 탄산의 질감이 확실한 술을 마시니 좋았다. 최근 프리미엄 막걸리들은 농후한 질감이 강조되긴 하나 탄산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뭔가 빠진 듯한 느낌에 좀 아쉬웠다. 그러나 이 전주 생막걸리는 아주 준수한 올드 스타일 모범생처럼 탄산마저 촌스러울 정도로 착실히 간직하고 있어 더욱 반가웠다.
전주 생 막걸리는 매우 흔할 것 같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그런 막걸리다. 표준적인 맛을 내지만 매우 잘 만든 맛이어서 오히려 드물다. 뭐든지 맛있는 전주의 한식을 맛보는 듯 하다. 그리고 달큰하고 강한 향과 탄산의 청량함이 고소하고 풍미 깊은 맛을 더욱 두드러지게 해 준다.
막걸리도 참 깊고 넓다. 종류가 많다는 것은 폭넓은 다양성이 실험되고 있다는 뜻이다. 막걸리만으로도 정말 삶의 풍부함이 차원이 달라진다. 정말 한 번 꼭 여러 지역, 여러 양조장의 다양한 막걸리를 마셔보기을 권한다. 분명 당신의 삶도 더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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