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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음봉 막걸리

by FarEastReader 2022.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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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서 일을 보고, 근처에서 우체국을 들릴 일이 있어 네이버에서 우체국을 찾다가 아산시 음봉면에 들어가게 되었다.

우체국에서 보내야 할 우편물을 보내고 난 후, 앞을 딱 보니, '음봉 양조장'이라는 양조장이 보였다.

 

막걸리를 좋아하지만, 양조장에 들려 막걸리를 직접 사 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들어갔다.

막걸리가 생산 되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막걸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장감은 진한 막걸리향과 소리로 충분히 다가오고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막걸리 한 병을 현금 주고 산 후, 차를 몰아 서울로 왔다.

서울에서는 평생에 걸쳐 막걸리를 즐겨 온 분과 함께 같이 나누었고, 가족들에게도 쭉 돌려서 맛 소감을 들어 보았다.

 

"이 막걸리 정말 맛있네."

"가끔 네가 사오는 비싼 막걸리 보다 낫다."

 

우리나라 막걸리 시장은 참 요지경이다. 프리미엄 막걸리가 확실히 가성비 막걸리를 압도하지 못한다.

이 음봉 막걸리 또한 가격이 싸지만, 맛 하나는 또 기가 막히다.

 

음봉 우체국 앞에서 바라본 음봉양조장 전경

 

생활권을 공유하는 천안/아산 지역에서는 천안 생 쌀 막걸리와 이 아산 음봉 막걸리를 나름의 라이벌 관계로 볼 수도 있는데, 성격은 두 막걸리가 꽤 다르다. 천안 쌀 생막걸리 리뷰는 아래 참조...  

그리고 이 음봉 막걸리를 천안지역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두 도시는 꽤 근거리이고 많은 부분에서 인프라나 상권 등을 공유함에도 불구하고, 막걸리 지도는 완전히 갈리는 것이 신기했다.

2021.11.0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천안 쌀 생 막걸리

 

술 추천: 천안 쌀 생 막걸리

천안 지역에 자주 방문하고 있다. 천안에서 비즈니스 상 성공을 거두었기에 이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편이다. 그런데 정작 천안에 그렇게 많이 갔으면서 천안의 막걸리를 마셔보지 못했다

seoulindanger.tistory.com

 

먼저 음봉 막걸리의 맛은, 살짝 너무 달지 않은 맛이 매력적이다.

그래서 아주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맑은 물을 쓰는 막걸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말은 늘 해 놓고도 불안하다. 실제를 내가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맛은 정말 깔끔했고, 오히려 지나치게 달지 않은 것이 품위를 느끼게 했다. 약간 대중적으로 엄청 선호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매니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개성이었다.

 

향 또한 직접 양조장을 다녀와서 더욱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약간 다른 막걸리보다 깊은 향이 나는 것 같았다. 양조장에서 생산된 지 얼마 안된 것을 사와서 오히려 숙성 면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는데, 향 자체가 그윽한 매력이 있었다. 순간 휘발되지도 않고, 따라 놓은 잔에서 은은히 남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질감은 살짝 묵직한 편이다. 의외로 라이트한 막걸리를 충남 이남 지역에서 찾기 힘든 것 같다 오히려 수도권에서는 라이트한 막걸리들을 꽤 볼 수 있는 것과 대조하면 재미있는 특징이다. 아무래도 소비하는 연령층의 차이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전에도 썼듯이, DOK 막걸리 같은 특이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이런 지방 스타일의 막걸리가 좀 더 맞는 것 같다.

 

이 음봉막걸리는 해창 막걸리를 먹고 난 직후 마시게 되어 그런지, 확실히 더 맑고 가벼운 느낌이 났다. 하지만 역시 해창 막걸리 같이 개성이 뚜렷하고 품질이 좋은 막걸리와 비교되게 될 개연이 생겨서 맛의 객관적인 평가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밀리지 않은 좋은 막걸리였다.

 

아산 지역까지 가지 않으면 구하기 좀 힘든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막걸리 팬이라면 꼭 한 번 마셔 볼 만한 좋은 술이다.

누군가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물해 주고 싶은 그런 막걸리다. 

음봉막걸리 사진

 

시간이 나면 전국의 양조장들에 놀러 다니고 싶다. 그리고 막걸리에 대해 좀 더 책을 읽고 지식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고 기록을 남길 수록 막걸리는 참 좋은 술이고, 자랑할 만한 한국의 문화유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더욱 든다. 

 

추운 겨울이지만, 막걸리라도 가볍게 한 잔 하면서 좋은 책 한 권 읽는 그런 인생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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