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우리 쌀 꾼 생막걸리

by FarEastReader 2022. 2. 1.
728x90
반응형

오랜만에 제대로 된 막걸리를 만났다. 지평생막걸리에 이은 최대의 다크호스가 아닐까 싶다.

경북 성주군 성남면에 있는 직원 3명의 전형적인 영세 양조장인 (주)대명전통주에서, 아주 훌륭한 막걸리를 탄생시켰다.

우리 쌀을 쓴다는 것 제외하고는, 합성감미료도 들어 가 있고, 나머지 재료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함 속에서 특출난 맛을 창조해 낸 것이다.

 

내가 '좋은' 막걸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나름의 세가지 기준,

1) 無합성감미료
2) 국내산 쌀 100%
3) 자체발효 누룩

이 세가지에서 일단 확인 되는 건 2) 국내산 쌀 뿐이지만, 맛은 정말 최고 수준 이었다. 현재 경북지역 마트에는 들어와 있는 것 같은데, 이 지역에서 '옛날 팔공산 동동주'라는 제품으로 꾸준히 인기 제품을 생산 해 온 (주)대명전통주의 최근작이 아닌가 싶었다.

 

왠만하면 거의 다 나오는 블로그 검색을 해 봐도 쉽게 발견할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 훌륭한 제품이 그냥 조용하게 묻혀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일단 맛부터 이야기 하자면, 부드럽고 우유같은 느낌, 즉 크리미함과 밀키함이 일품인 막걸리다.

이런 질감을 위해서 우유를 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주 술이 부드럽게 잘 뽑혔다. 

 

달콤함과 누룩 특유의 달큰한 술맛도 아주 감칠맛 나게 돋아난다. 저가형 가성비 막걸리의 최고봉인 서울 장수막걸리 특유의 기분 좋은 달콤함과 비슷한 수준의 만족도이다. 사실 이런 기분 좋은 달콤함은 쉽게 만들기 어렵다. 무 합성감미료로는 솔직히 충분한 당도를 뽑아내기 어렵고, 또 합성감미료를 쓰면 역시 뒷맛이 안남는 깔끔한 단맛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솔직히 2010년대 초반에 막걸리가 유행했다가 확 꺼진게, 바로 많은 대중적인 가성비 막걸리는 이 싼티나는 단맛을 극복하지 못하고 프리미엄 막걸리는 가격을 낮추지 못해서, 쉽게 질려버린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막걸리로 넘어가지 않은 채 그냥 외면한 것이 크다고 본다.

 

이럴 때 성공적으로 시장을 확대한 게 지평생막걸리와 국순당/느린마을 막걸리 같이 대량생산이 되면서도 품질이 유지된 신종 막걸리들이었다. 아마 이 때 이 대명전통주의 '꾼 생막걸리'가 있었다면 아마 함께 대박을 쳤을 것 같은데 참 아쉽다.

 

향에 있어서도 합격점이다. 사실 위스키나 와인에 비해 전통주는 향이 풍부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특히 막걸리는 특별히 숙성과정 같은 것을 거치지 않고 나오는 탁주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역시 향과 맛은 깊은 관련이 있어서 어느 한 쪽이 약하면, 좋은 풍미를 가지기가 쉽지 않다. 실제 내가 이 블로그에 소개한 막걸리들은 그래도 이 향이 살아 있는 것들이었다. 복합적인 향은 아니더라도, 단순하고 솔직한 막걸리의 향긋한 누룩향이 잘 퍼지고, 오래 유지되는 편이었다.

 

이 꾼 막걸리도 마찬가지였다. 향긋한 양조장 누룩 냄새가 스트레이트 하고 단단하게 전달된다. 역시 와인과 달리 막걸리는 약간 남성적인 면이 있는 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또한 만드는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뉘앙스를 달리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술 막걸리의 매력이겠지만 말이다. 

 

목넘김과 바디감은 표준적이다. 너무 걸쭉하지도, 너무 청량하지도 않은 수준의 적당한 조직감이고, 알콜 도수도 표준적인 6%, 탄산도 딱 중간적이다. 최근에 좀 저도 막걸리 (5~5.5% 알콜도수)를 많이 접했더니, 이 6%의 알콜감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진다.

 

여러 모로 훌륭한 막걸리다. 꾼 막걸리, 아직은 검색도 적고 잘 안알려진 막걸리지만, 분명 품질을 인정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훌륭한 술들이 계속 인정받고 널리 퍼지는, 그런 시장이었으면 좋겠다.

 

 

728x90
반응형

'Useful Things > 술 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추천: 음봉 막걸리  (2) 2022.02.06
술 추천: 덕산 생 막걸리  (0) 2022.02.05
술 추천: 태화루 막걸리 (울산)  (1) 2022.01.31
술 추천: 지평 생막걸리  (0) 2022.01.30
술 추천: 국순당 생막걸리  (0) 2022.01.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