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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천안 쌀 생 막걸리

by FarEastReader 202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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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지역에 자주 방문하고 있다. 천안에서 비즈니스 상 성공을 거두었기에 이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편이다.

그런데 정작 천안에 그렇게 많이 갔으면서 천안의 막걸리를 마셔보지 못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얼른 편의점에 가서 하나 샀다. 병천 순대국밥집에 늘 보이던 이 빨간 뚜껑의 '천안 쌀 생막걸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막걸리는 세세한 지역별로 양조장이 다수 존재하기에 나는 지방에 갈 때 마다 편의점에서 1500원~2000원을 주고 그 지역의 막걸리를 꼭 사서 마셔 보는 편이다. 생각해 보면 포도주 와인을 즐기는 것과 하나 다를 것 없는 취향이지만, 값도 훨씬 적게 들고, 경험도 훨씬 폭 넓게 할 수 있다. 

 

언젠가 우리나라의 술문화가 쭉 올라오게 되면 우리 막걸리도 취향과 다양성을 즐길 수 있는 술로서 널리 널리 알려 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어차피 경제력의 중심 축이 앞으로 중국, 한국, 일본 이 쪽으로 넘어오게 된다면 막걸리는 분명 아주 인기 있는 문화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일본의 청주(사케)와 경쟁하고, 또 중국의 백주 (바이주)가 위스키의 역할을 하면서...

 

천안 생 쌀 막걸리의 특징은 부드러움이다.

단맛, 요구르트 맛(유산균 맛으로 해야 하나?), 그리고 알콜 도수 (6%) 모두 아주 균형이 잡혀 있고, 이 모든 것이 부드러움이라는 캡슐을 딱 쓰고 있는 그런 막걸리다.

마셔도 입 안을 자극하거나 톡 쏘는 그런 것이 없고, 아주 부드럽게 스르륵 넘어간다.

마치 우유 같이 말이다. 

예민한 누군가는 이 천안 생 막걸리 향에서부터 우유 느낌이 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로 막걸리 라떼가 존재한다면 이 천안 막걸리가 딱 그 표준이 되어 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느낌을 받으며 라벨을 다시 확인해 보니, 놀랍게도 이 막걸리에는 우유가 함유되어 있었다.

 

막걸리에 일부러 우유나 사이다를 같이 타서 마신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은 있는데, 애초에 판매되는 막걸리 자체에 우유가 들어있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그래도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른 지역의 막걸리와도 맛의 차별화면에서도 성공을 했고, 위에서 맛을 묘사한 바와 같이 특유의 부드러움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이기 떄문이다.

 

천안 지역은 '천안시' 이기도 하고, 아라리오 갤러리 등 수준 높은 문화시설을 보유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천안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는 내가 알기로 이 천안 생 쌀 막걸리 뿐이다.

아무래도 수도권과 가까운 영향도 있을 것이고, 천안이란 지역 자체가 농업보다는 교통의 요지로서 발전해 온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안이 배출해 낸 이 천안 쌀 생막걸리는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지역을 대표할 만한 맛과 향을 지닌 술이라고 생각한다.

 

향적인 측면에서도, 이 술은 밸런스가 좋다. 잡향도 드물고, 우유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탁한 향이 없다. 

어차피 우유는 소량 들어간 것 뿐이라 맛과 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술 자체의 향이 매우 안정적이고 정석적이다. 

딱 막걸리의 향이 풍부하게 올라오면서도, 알콜이 6%나 되는데 코를 쏘는 알콜 향이 거의 방해가 되지 않는다. 

가끔 막걸리 중에서도 알콜향이 텁텁하게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막걸리에서는 적어도 알콜 향에 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막걸리도 꽤 향이 풍부한 술인데, 알콜향은 이 향을 즐기는 데 약간 방해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막걸리에 전통적으로 함께 즐기는 안주인 전이나, 구운 고기 등과 매우 잘 어울리는 맛과 향을 가졌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어쩌면 이렇게 잘 정제되고 reserved (뒤로 약간 물러서는 듯한 느낌)의 향은 천안지역 사람들의 특징이 향에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천안에 갈 일이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마셔보기를 권한다.

 

참고: 천안/아산 지역의 또다른 명물 막걸리 아산 음봉 생 막걸리에 대한 리뷰도 참조해 보시라.

2022.02.0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음봉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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