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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일기/무슨 책이 도움이 되는가

무슨 책이 인생에 도움이 되는가 (6):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책

by FarEastReader 2021.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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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Daria Nepriakhina  on  Unsplash

책 선물을 해 본적 있는지?

생각보다 책 선물은 좋은 선택은 아니다. 책이란 건 읽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첫장을 넘겨 읽는데까지 심리적 저항도 크기 때문에, 책을 주어도 읽지 않는 경우가 정말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가 읽었던 책을 남에게 선물하는 것은 또다른 의미가 있다.

적어도 자기가 한 번 읽은 책이기에 책에게도 미안하지 않다. 한번도 읽히지 못한 채 먼지를 뒤집어 써야 하는 운명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번 읽은 책을 선물했을 때는 상대방도 좀 더 특별하게 여기기 마련이다. 당신과 시간을 공유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감사를 표현할 때나, 정식으로 선물할 때는 써서는 안되는 방법이다. 어디까지나 가볍게 밥 사주는 것처럼, 부담스럽지 않게 건네야 하며, 상대방이 전혀 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전제로 부담을 줘서도 안되는 것이다. 일종의 덤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사람에게 줄 것을 염두에 두고 책을 사는 것은 꽤 쓸모있는 팁이다.

 

왜일까? 그건 아래의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1. 어차피 선물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고 폭넓게 고를 수 있다.

내 돈으로는 안살 것 같은 책이라도, 공짜라면 보게 된다.

"이거 굉장히 재미있는데, 막상 사려면 손이 가지는 않을거야. 그래서 선물하니까 꼭 읽어봐 ^^"

선물하면서 이 한마디 정도 붙이는 건 어렵지 않다. 오히려 선물의 효과도 올라간다.

이런 시추에이션을 가장하고, 마음 편히 책을 고를 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명작들이 손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학 작품을 고를 때 그렇다. 아무래도 소설에 돈을 쓰기는 아까울 때가 있는데, 언젠가 이걸 좋아할 만한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고르면 의외로 관대해진다.

내가 만난 수많은 좋은 소설들은 대부분 이렇게 해서 만난 경우가 많다.

 

2. 본인이 관심 없는 분야 / 자신 없는 분야의 책에 투자할 수 있다.

이를테면 문과인 사람이 교양 과학이나 교양 수학에 대한 책을 읽고 싶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런 책을 읽으려 해도, 

'에이.. 어차피 이거 하나 읽는다고 뭐 내가 갑자기 과학을 잘 알게 되는 것도 아닌데...'

'괜히 샀다가 중간에 어려워서 포기할 수도 있지...' 

이런 걸로 가로막히는 경우가 있다.

또는, 영어 원서를 사려고 하다가도,

'읽다가 다 못읽으면 돈 아까운데...' 이런 생각에 만지작 거리던 원서를 내려 놓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못 읽으면, 좋아할 만한 사람에게 선물로 주면 되지!"

라고 발상의 전환을 하는 것 만으로도 그 책에 도전하는 심리적 저항은 크게 줄어 든다.

바로 이렇게 해서 용기를 내서 책을 구매하고, 구매한 뒤에는

"내가 읽지도 않은 책을 선물한다는 건 좀 그렇지...?" 이러면서 읽다보면,

의외로 읽히는 수가 있다. 항상 스스로의 미래, 스스로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 * *

우리는 때로 너무 '자기 자신'에 매몰되어 산다.

책을 사고 읽지도 않게 되는 것, 

책을 읽었다 하더라도 독서를 통해 오히려 스스로를 더 안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

이런 실패들은 결국 '자기 자신'만을 너무 의식하면서 책을 골랐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기 자신'이 들어갈 자리에 다른 사람을 두어 놓고 생각을 전개하면, 완전히 세상이 달라 보일 때가 있다.

책을 고를 때 이러한 연습을 해 보면, 의외로 스스로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고,

실제 선물까지 이어지면 보너스로 귀한 우정을 얻을 수 있는 계기도 된다.

 

그리고 대부분 책을 좋아할 것 같은 사람이라고 당신이 머릿속에 그린 타인 - 상상 속의 선물 받는 사람의 후보 - 

그 사람은 매우 높은 확률로 지적이고 열심히 사는 '좋은' 사람일 가능 성이 높다.

책을 받고 기뻐할 줄 아는 사람, 그걸 감사히 읽고 고마움을 표시할 줄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고, 만나면 놓치지 말아야 할 귀한 존재다.

 

이런 사람들과의 인연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이 방법은 매우 인생에 도움이 되는 팁인것이다.

 

아래 책 같은 것도 매우 훌륭하고 베스트 셀러에도 오른 유명한 책이지만, 의외로 선물 받기 전엔 손이 안가는 책이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한 번 읽어 보고, 또 이 책을 좋아할 만한 좋은 친구를 머리속에 떠올려 보면 어떨까?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뜬금없이 연락해서 한 번 선물해 주는 거다. 

인생은 그렇게 해서 조금씩 아름다워진다.

팩트풀니스: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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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시리즈> - 이것도 언젠가 폴더를 따로 관리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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