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영화가 강하다. 어제 밤에도 EBS에서 틀어준 한국 영화 '의형제'를 보면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영상언어로 풀어내는 스토리의 솜씨에 감탄했다.
그런데 영화에는 이렇게 엄청난 작품들이 많은데, 아직 소설은 대박이 크게 터지지 않는 거 같아 늘 아쉬움이 남았다. 책을 읽어야 문화시민이다 이런 고리타분한 소리를 할 생각은 없는데, 그래도 소설 문학의 존재는 콘텐츠 시장의 밑거름이다.
결국은 자본이 없어도 종이와 펜 하나로 (요새는 컴퓨터 한대겠지만)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정말 엄청난 창작 장르가 바로 문학이기 때문이다.
나는 정부가 조금 더 문학 발전에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진정한 컨텐츠 산업 부흥을 일으키고 싶다면 말이다.
하지만 뭐 정부는 뭐 하는지 잘 모르겠으니,
나라도 이렇게 글을 쓴다.
한국 소설, 또는 소설 추천을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항상 지루한 고전 명작이나, 두꺼운 소설만 추천하니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작품성도 높고, 문장도 괜찮으며, 재미도 보장하는 국내작가들의 멋진 소설들을 몇 개 정리해 보려고 한다.
충분히 영화화도 가능할 만큼 보석같은 작품 3개만 선정하니, 국내 문화 발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사서 보고 주변에도 권해 주길...
1. 고래 by 천명관
'폭발하는 이야기의 힘' 이라는 광고 카피가 전혀 아깝지 않다. 2000년대 이후 나온 이야기 중에 가장 독창적이고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은 소설이다.
이렇게 현대 한국적이고 또 환상적인 스토리를 담은 소설은 그 이후 본 적이 없다.
천명관 작가는 이제 확고히 자리 잡은 작가이고, 이 책 또한 매우 높은 판매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읽어 둬서 후회 없는 소설이고, 한국어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꼭 한 번 읽어서
'한국어를 쓰는 특권'을 느껴 보기 바란다.
2. 백(百)의 그림자 by 황정은
쿠팡링크가 없어서 인터넷 상의 서평으로 대신한다.
이 책은 무지하게 예술적이면서, 또 매우 묘사가 섬세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예술적 성취와 스타일의 쿨함은, 얼마전 맨부커상을 수상하여 화제가 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그냥 뛰어넘는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가 더욱 발전하고 멋진 소설을 많이 쓸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
우리 문학의 간지를 끌어올리는 이런 젊은 작가가 있다는 걸 널리 알려야 한다.
다소 몽환적이고 읽기 어려울 수 있으나, 어쩌면 이런 매력을 가진 작가가 존재하는 것이 소설 문학의 존재 이유일 수 있다. 단순히 재밌고 즐거운 걸 찾는다면 소설은 절대로 웹툰이나 영화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3. 깨지기쉬운 by 우윤식
영화화를 노릴 수 있는 수작이다.
여러 번 추천했는데, 또 추천하고 싶다. 해외에서 살거나, 일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꼭 한 번 읽어야 한다.
주인공의 성장을 함께 배울 수 있고, (뜻밖의) 귀신 이야기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일말의 진실도 담고 있다.
가볍지만 전혀 유치하지 않고, 주인공의 사색을 통해 매우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코로나가 풀리면, 어쩌면 한일합작 영화화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일본 이야기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나간 사람들이 보아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소개는 늘 즐겁다. 앞으로도 계속 지속해 나가려 한다.
우리 예술가들 모두 화이팅이다!!
아, 다들 참고로 부자되려면 예술가 지원해야 한다는 거 잊지 않았겠지?
이 또한 덕을 크게 쌓는 것이고 운을 좋게 만드는 일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2020/11/15 - [수렵채집일기] - 예술가와 교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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