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서 모임을 몇 개 성공적으로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갈 생각이다.
독서모임은 요즘 세상에 몇 안되는 지속 가능한 모임이다. 서로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개성을 맞춰 나갈 수 있고, 은근히 사람들이 친해지기도 좋은 모임이다. 술 한잔 하면서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타인의 경험과 생각으로부터 독서 경험 이상의 것을 배울 수 있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사교 수단이다.
이전에도 독서 모임관련해서 아래와 같은 글을 쓴 적이 있다.
2019/11/20 - [수렵채집일기] - 독서모임을 만들어라
독서 모임을 하면서 중요한 건 서로 대화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책을 잘 고르는 거다.
사람들의 의견을 끌어내는 방법은,
1) 매우 논쟁적인 책을 고르거나
2) 아니면 다양한 감정적 흐름을 가진 책을 고르는 것이 최고다
1)같은 책의 대표적인 예는 아래와 같은 책이 있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으로, 최근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미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현재 한국의 정치상황에도 대입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2) 같은 책으로는 아래와 같은 책이 있다
알만한 사람은 아는 소설 '깨지기쉬운'이다. 해외에서 일하게 된 한국인의 감정이 잘 드러나있다. 탈조선에 대해서, 한일관계에 대해서, 외국생활에 대해서, 연애에 대해서 등등 신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심지어 귀신에 대한 이야기 까지 할 수 있는 매우 풍부한 소설이다. 독서모임에는 거의 안성맞춤 수준이다.
***
우선은 이 두 권을 좀 읽어 보고, 실제 독서 모임에도 적용해 보면, 느낌이 올 것이다. 어떤 책을 고르고, 어떻게 주제를 던저야 분위기가 사는지 말이다.
독서모임이라고 해서 꼭 책을 완독할 필요는 없다. 조금이라도 읽고 오고, 또 유투브나 블로거 리뷰라도 보고 오면 또 그 나름대로 기여를 할 수 있다.
어쩌면 독서모임은 2회에 나누어 하는 것이 더 좋을 때도 많다. 처음엔 그냥 절반 정도 읽었을 때 한 번 모이고, 나중에는 다 읽어서 한 번 모이는 식으로 말이다. 책은 혼자 읽을 때 보다, 확실히 여럿이 같이 읽고 또 그 내용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토의하고 생각해 보면 훨씬 즐겁다.
그러나 독서모임은 혼자 책 읽는 행위와는 비슷하면서 다른 것이다. 결국 내 취향 뿐 아닌 다른 사람들의 취향과 생각을 물려 받을 기회가 되기도 하므로, 절대로 일방적인 한가지 해석이나 답을 타인에게 강요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이 정도만 지켜도 꽤나 오랫동안 교류를 유지할 수 있다.
***
이런 글을 꽁짜로 가끔 쓰다보면 굉장히 외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수많은 독서 모임이 처음 선정한 책이 거지 같아서 흐지부지 된다는 것을 아는지?
물론 모든 것이 그렇듯 어느 정도 궤도에만 오르면 뭘 읽어도 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늘 처음이 중요하다.
멈춰 있는 걸 처음 움직이게 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올해 독서모임 생각 하는 사람들은 우선 위 두권을 좀 우선적으로 고려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독서모임은 한달에 한 번 만나는 페이스가 가장 부담없이 진행된다는 경험을 공유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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