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신선하고 좋은 고급 막걸리를 만드는 서울양조장의 10%짜리 막거리 서울 실버를 마셔 보았다.
이 브랜드의 술들은 살짝 마케팅과 '고급화 전략'에 대한 집착이 있어서 다소 과대평가된 가격의 술이 많지만, 마셔 보면 맛은 정말 좋다. 살짝 비꼬아 말하면 남이 사주면 기분 좋은 술이라고 할까? 예전에 마셨던 술에서는 그런 인상을 받았었는데, 이번에 나온 서울 실버는 도수 측면에서나 가격 측면에서 모두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서울양조장의 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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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맛이다. 서울양조장의 다른 막걸리와 마찬가지로, 강렬하고 고급스러운 단맛이 특징이다. 살펴 보니 이 서울 실버는 GS25와의 협업으로 딱 9천병만 생산한다고 하는데, 이런 마케팅이 싫지만 또 귀엽다. 전반적으로 바나나와 메론 계열의 단맛이 나고, 그 뒤에 쌀 특유의 고소함과 달콤함이 다시 따라온다. 복합적이고 기본에 충실한 맛이기에 역시 훌륭한 양조솜씨를 가진 곳의 술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향이 재미있다. 막걸리의 고소하고 달큰한 향과 함께, 약간 오렌지 류의 달콤한 시트러스 향을 즐길 수 있다. 맛은 좀 더 부드러운 단맛인 반면, 향은 약간 날카로운 달콤함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기본적으로 향이 강하지는 않은데, 미묘하고 섬세한 향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질감은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갖추고 있으며, 살짝 크리미 하고 녹진하게 넘어간다. 확실히 10도만 되더라도 아주 꾸덕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이 술은 따르다 보면 병에 지게미 자국이 충분히 남을 정도로 무게감이 있다. 입 안을 충분히 채우는 곡주의 무거움이 충만함을 준다.
이 술 역시 한식 전문 식당에서 맛있는 한식과 함께 즐겼다. 요즘 느끼는 것이지만 막걸리는 역시 식사와 곁들일 때도 정말 맛있지만, 좋은 막걸리는 이런 안주 없이도 그 특유의 맛과 포만감을 즐길 수 있는 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서울 실버도 그런 좋은 술이었기에 이 술을 마시는 동안에는 차려진 음식을 별로 먹지 않고 술의 맛을 좀 더 즐기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동행자들이 "왜 술만 마셔? 안주 먹어!" 라고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 주었는데, 이것이 또 한 층 술마시는 재미와 흥취를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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