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우리 - 아이보리매직 (9%, 경기도 파주시, 운정양조장)

요즘은 예전처럼 막걸리를 집으로 시켜서 혼자 마시지 않고, 사람들과 전통주 전문점에 가서 함께 마시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과음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고, 더 다양한 술을 마셔보고도 싶고, 또 사실은 전통주 문화를 알리고 전통주 전문점 업장등을 응원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에 마신 술로우리 - 아이보리매직 (Soolowry - Ivory Magic)은 경기도 파주의 운정양조장과 소규모 막걸리 공방인 술로우가 협력하여 만든 술이다. 기본적으로는 운정양조장의 '운정막걸리'가 베이스이지만, 여기에 술로우의 힙한 감성으로 포장을 한 술이 아닌가 싶다.

 

먼저 맛이다. 상당히 달콤하고 달큰한 맛이 인상적이다. 병 뒤에 아래와 같이 양조장에서 맛을 분석한 그림이 있는데, 여기에서도 역시 단맛을 강조하고 있다. 

운정막걸리 술로우리 - 아이보리매직 라벨

단맛이 강하기는 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것이 매력적이다. 잘 만든 술의 이런 고급스러운 달큰함을 알게 되면, 드라이한 것 만이 좋은 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왜 사실 좋은 단 맛을 가진 막걸리가 귀한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요즘에는 워낙 프리미엄 막걸리들이 잘 나와서 어쩌면 이런 것들이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역시 이렇게 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풍미를 가진 단맛을 가진 막걸리는 드물다는 인상을 받는다.

 

향 역시 그윽한 편이었다. 확실히 이런 향에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도수가 9도여서 12도를 넘기는 전내기에 비해 다소 가볍다면 가벼운 느낌의 막걸리이지만, 확실히 곡식의 고소함과 잘 익은 막걸리의 크리미하고 부드러운 달콤한 향이 잘 화를 이루고 있다. 향에서도 이 양조자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구나 생각하게 된다. 

 

질감은 다소 바디감이 있는 편이다. 그러나 위의 라벨에 나온 것 만큼 꾸덕하지는 않다. 중간보다 살짝 위 정도의 바디감이라고 하겠다. 탄산감은 거의 없는 편이고 무거운 바디감에 비해 미끄럽게 잘 넘어가서 고급감을 더해준다. 음식과 함께 곁들여도 매우 부드럽고 방해 되지 않는 질감을 갖춘것도 큰 장점이다.

 

이 술을 마셔보고 운정양조장에 대해 큰 흥미가 생겼다. 언젠가 한 번 운정양조장의 술도 마셔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

 

술로우리 - 아이보리매직 (9%, 경기도 파주시, 운정양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