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역 근처에 종종 술 마시러 가는 편이다. 이 곳은 비즈니스를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일 외의 목적으로 술을 마시기 위해 찾는다. 그러나 강남에서 마시는 위스키나 폭탄주보다, 상수와 망원 이런 곳에서 마시는 와인과 전통주가 정말이지 훨씬 즐겁다.
이번에 마신 우곡 소주도 상수의 한 전통주 전문점 사온서에서 만났다.
사온서의 인스타 그램을 첨부한다. 전통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꼭 한 번 가보면 좋을 것이다.
https://www.instagram.com/4oz.seoul/
우곡 소주는 전통 증류 소주 중에서도 감압증류 방식으로 만든 소주라고 한다. 아래 배혜정 농업회사법인의 홈페이지에 이 우곡 소주에 대한 제품 설명이 나와 있는데 생각보다 꽤 많은 내용이 들어가 있다.
https://baedg.com/goods/goods_view.php?goodsNo=1000000050
하지만 여러 정보를 나열하는 것 보다, 역시 중요한 건 체험이다. 이 술을 한 잔 마셔 보는 것이 수많은 글을 읽는 것보다 낫다. 이 우곡소주는 확실히 재미있는 술이다. 감압증류식 소주는 약간 크림소다 (밀키스) 맛 같은 연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는데, 확실히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같은 크림소다 맛이라고 하더라도 확실히 맛이 더 깊고 부드러운 술이 있고, 좀 더 저렴한 느낌의 맛이 나는 술도 있다. 이 우곡 소주는 상당히 고소하고 부드러운 좋은 막걸리의 향취가 남아 있어서 맛이 좀 더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감압소주의 소다맛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https://www.dogdrip.net/dogdrip/491100344?cpage=1
우곡 소주를 마시면서 나는 우곡주와 우곡생주를 떠올렸다.
2023.06.17 - [Useful Things/술 추천] - 우곡주 (배혜정도가, 경기 화성, 13도)
2022.04.1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우곡생주 배혜정도가
이 술에서 느낀 고급스러움은 바로 이 우곡주의 추억이었다. 배혜정도가의 플래그십인 우곡주의 맛과 향이 잘 승화된 것이 바로 이 우곡 소주가 아닌가 싶었다.
역시 기본이 되는 원주가 좋아야 증류되서 나오는 술도 좋구나 하는 것을 역시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 우곡 소주에서 우곡주의 향이 더욱 강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깨끗하게 증류된 술 속에서 더욱 향도 깊어지고, 좋은 것 같다. 확실히 증류주
질감은 중간정도의 바디감에 꽤 녹진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까지 무겁지는 않았지만, 작은 잔에 따라 조금씩 홀짝이니 생각보다 꽤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술을 마시려면 저도주를 벌컥벌컥 마시는 것 보다, 이렇게 고도주를 조금씩 음미하는 것이 훨씬 술 자체를 즐기기에는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마시는 정말 만족스러운 전통주였다. 배혜정도가에서 만드는 우곡 소주는 감압식 증류 소주를 마셔 보고 싶은 사람에게 꽤 추천해 줄 만한 좋은 술이라고 생각한다. 이 감압식 소주와 함께 상압식 증류 소주를 하나 같이 곁들이면서 비교해 보면서 마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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