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곡주 (배혜정도가, 경기 화성, 13도)

배혜정도가의 우곡생주를 좋아한다. 이 우곡생주는 사실 배혜정도가의 배혜정 대표의 부친되시는 국순당 창업자 우곡 배상면씨가 개발한 '우곡주'를 대중화한 술이라고 한다.

2022.04.1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우곡생주 배혜정도가

술 추천: 우곡생주 배혜정도가

 

얼마 전 홍대의 한국술보틀숍에서 우곡생주의 원조격인 '우곡주'를 발견해서 기쁜 마음으로 마셔 보았다.

 

이 술은 정말, 명확한 개성을 갖춘 술이다. 먼저 곡물의 고소한 맛이 다른 그 어떤 맛보다 두드러진다는 면에서 확실히 차별화가 된다. 물론 좋은 쌀로 제대로 만든 술인 만큼 단맛도, 산미도 분명한 존재감과 함께 느껴진다. 하지만 마치 과자처럼 깊고 진한 고소함이 풍겨 오는 것에는 많이 놀랐다. 그 다음에 단맛이 따라오고, 마지막에 기분 좋게 산미가 느껴지는 구조이다. 지금까지 많은 프리미엄 막걸리를 마셔 봤지만, 이런 고소함, 이런 맛의 순서와 구조는 또 처음이다. 게다가 13도라고 하는 든든하게 높은 알콜 도수에서 오는 매콤함까지 완벽한 맛의 세트를 즐길 수 있다.

 

향 또한 매우 고소하다. 단순한 달콤함이 아니라, 곡식에서 풍겨 나오는 고소함과 달큰함이 아주 아름답게 승화되어 있다. 이 정도면 매우 인상적인 향인데 이것이 또 매우 깊고 진하다. 병에 코를 대고 맡아도 향이 약하다고 느껴지는 많은 막걸리들과 달리, 이 우곡주는 향 또한 굵고 세다. 나는 이 우곡주의 향을 통해 상당히 남성적인 술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질감은 중간보다 약간 더 강한 바디감을 가졌다. 오히려 액체의 점도나 녹진함은 우곡생주 쪽이 좀 더 진하다. 하지만 이 우곡주 또한 재료를 충분히 써서 그런지 매우 조밀한 질감을 가졌고, 포만감이 들 정도로 풍부한 뉘앙스를 맛과 함께 혀의 촉감에도 전해 준다. 물도 좋은 물을 쓰고 배혜정도가 다운 잘 관리된 양조 시설을 쓴 덕일까, 전반적으로 매우 균일한 질감을 유지하고 있고 매끄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정말 여러 술을 마셔 보지만, 진짜 탑클래스의 곡주(穀酒)라고 생각한다. 우리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서 선물해 주고 싶을 정도이다.

 

우곡주와 배혜정도가와 관련해서는 조선일보의 박순욱 기자님께서 훌륭한 기사를 작성하여 주셨기에 이를 링크한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6/2019112600916.html

[박순욱의 술기행]⑭배혜정 대표 “아버지가 만든 ‘우곡주’를 대중화한 ‘우곡생주’로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