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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시라카와고 도부로쿠 (14.5%, 白川郷 どぶろく)

by FarEastReader 2024.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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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막걸리 도부로쿠를 하나 더 마셔 보았다. 이번에는 시라카와고(白川郷) 라고 하는 지역에서 생산된 술을 마셨다. 솔직히 1년 전 처음 도부로쿠를 마셔 봤을 떄의 충격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확실히 정말 일본의 도부로쿠는 정말 맛있는 술이라고 생각했다.

 

막걸리를 진지하게 마시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은 반드시 도부로쿠를 한 번 마셔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전 마셨던 도부로쿠에 관한 리뷰는 아래 글을 참조해 주기 바란다.

2023.09.1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도부로쿠 (どぶろく)

 

술 추천: 도부로쿠 (どぶろく)

일본에도 막걸리와 유사한 술이 있다. 바로 도부로쿠라고 하는 술이다. 그런데 일본은 니혼슈 (사케)와 소주 같은 맑은 술이 대세를 이루고, 사케 중에서 니고리자케(濁り酒)라고 거친 망으로 거

seoulindanger.tistory.com

 

이 술은 14.5도로 도수도 높고, 사실상 막걸리의 전내기나 마찬가지인 술인데 정말 맛이 재미있었다. 한국 술에 비해 훨씬 단맛과 산미가 생생하게 강조되는 느낌이 매우 새로웠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술에 대한 애정이 깊지만, 우리 술을 만드는 사람들은 좀 더 유럽이나 미국, 그리고 일본 술을 폭 넓게 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보다 부유하게 살아 왔던 그곳의 사람들이 만들었던 술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접해 보면 분명 새로운 경지가 보일 것으로 본다.

 

솔직히 일본의 탁주(니고리자케, 濁り酒、にごりざけ)나 도부로쿠(どぶろく)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들을 마셔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확실히 일본은 술 만드는 솜씨가 남다르다. 시라카와고(白川郷) 라는 곳은 살펴보니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여기에는 10월에 도부로쿠 축제도 열린다고 한다.

 

우리나라 막걸리와 달리 현재 도부로쿠는 몇몇 특정 허가를 받은 지역에서만 생산 가능한 술이라고 한다. 왜 이런 정책을 취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덕에 지금 구할 수 있는 도부로쿠들은 모두 우리나라 프리미엄 막걸리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특이하게도 쌀을 전혀 거르지 않아서, 지게미 정도가 아니라 거의 쌀죽의 알갱이 같은 고체분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뻑뻑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이 독특한 질감이 정말 나름 느낌이 좋은데, 우리 술 막걸리 종류에서는 이런 술을 찾기 힘든 것 같다. 

 

맛 측면에서 보면 유산균 가득한 싱싱한 요구르트 맛에, 사과 같은 산미와 샤인머스캣 같은 단맛과 상큼함이 깊게 배어난다. 쌀 특유의 고소함과 달콤함도 훌륭하게 존재감을 느끼게 해 준다. 이전에 마신 구로마츠 센죠 (黒松仙釀)의 도부로쿠와는 또 다른 개성의 맛이었다.

 

향 역시 꽤 강하고 깊었다. 확실히 14.5도의 원주에 가까운 술이다 보니, 어느 정도 깊은 향을 가지고 있었다. 정미보합 70%의 일본쌀, 일본 쌀로 만든 국을 사용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확실히 정미보합이 어느정도 되다 보니 (정미보합 70%면 30%정도를 깎아냈다는 말로 이 정도면 거의 준마이급의 사케를 만드는 쌀이 된다), 확실히 과실향도 명확해지고 꽤 경쾌한 느낌이 든다. 문득 우리나라 막걸리에서 사용하는 쌀의 정미도는 어느정도가 될 지 무척 궁금해졌다.

 

질감은 중간 이상의 녹진하고 두꺼운 바디감이 있었고, 지게미도 많아 매우 풍부한 느낌을 주었다. 이 도부로쿠는 쌀과 쌀 누룩으로만 발효시킨 술 (모로미)를 거르지 않고 그냥 담아 만드는 술인 만큼 약간 부드러운 알갱이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걸쭉함이 도드라지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또 곱다는 느낌이 들었다. 약간 우유로 만든 팥빙수의 얼음 결정을 느껴가며 한 입 입에 담고 있을 때와 비슷한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일본에 올 때마다 도부로쿠를 찾아 마셔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시라카와고 도부로쿠 역시, 삶의 의욕을 충전시켜주고 더 넓은 세상을 궁금하게 만들어 주는 훌륭한 술이었다. 막걸리 매니아라면, 꼭 한 번 일본에 가게 되었을 때 고급 슈퍼에 가서 도부로쿠를 찾아 마셔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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