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얼떨결에 퍼플 (6도, 강원도 영월군, 동강주조)

by FarEastReader 2023. 11. 19.
728x90
반응형

지금까지 여러 포도가 들어간 막걸리를 마셔 보았지만, 내가 예상하고 기대한 '포도쥬스' 같은 맛이 나는 막걸리는 이 동강주조의 '얼떨결에 퍼플'이 유일했다.

<포도 막걸리>
2023.04.2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배금도가 포도막걸리 (경북 김천, 12도)
2023.04.1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민주 포도막걸리 (경기 포천)
 
위의 포도 막걸리들은 정말로 생포도의 맛과 포도 껍질의 맛까지 느껴지는 그런 막걸리들이었는데, 이번에 마신 '얼떨결에 퍼플'은 역시 동강주조의 다른 '얼떨결에' 시리즈처럼 캐주얼하고 달콤한 맛이 도드라지는 그런 막걸리였기에,정말 마시기 좋고 맛있는 '포도맛'이 나는 그런 막걸리였다.

이 얼떨결에 퍼플은 쌀과 함께 찰보리쌀과 포도즙이 함께 들어가 있다. 그래서 보리쌀의 청량하고 쌉쌀한 맛과, 포도즙의 과실맛이 아주 존재감을 크게 드러낸다. 한편으로 이 얼떨결에 퍼플에도 역시 첨가되어 있는 기타과당이 특유의 무겁고 두꺼운 단맛을 내 준다.

맛을 첨가한 달달한 막걸리 중에는 알밤 막걸리나 바밤바 막걸리 같은 것들 처럼 지나치게 인공적인 맛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것들은 대체로 살균탁주이다. 그러나 동강주조의 얼떨결에 퍼플은 역시 생탁주인 만큼 확실히 맛이 더 자연스럽고, 비록 포도 맛이 확실히 첨가되어 있지만 그래도 나름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한 느낌이다. 이 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캐주얼하고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면서도, 본질적인 생탁주의 자연스러움과 신선함을 절묘하게 잃지 않고 있다.

향 역시 포도향이 진하게 난다. 익숙한 포도과즙의 향이다. 그러나 쌀막걸리 특유의 달큰함과, 쌀의 고소함도 잘 풍겨나오고 있는 점이 좋았다. 동강주조는 생각보다 향을 잘 뽑아내는 양조장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 양조장에서 나온 술을 옐로우 (옥수수 첨가), 퍼플 (포도 첨가) 순으로 마셔보고 있는데, 플래그십인 민트색 '얼떨결에'는 어떨지 정말 궁금해졌다. 이 얼떨결에 퍼플 역시 약간 가성비 막걸리 스타일의 편함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면서도,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신경쓴 느낌을 잃지 않아서 매우 좋았다. 향에서도 그 꼼꼼함과 고집이 느껴지는 점이 매우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질감도 맘에 든다. 가성비 막걸리처럼 풍부하고 시원스러운 탄산감과 라이트한 바디감이 청량하게 나가오는 가운데, 풍부한 재료로 인한 묵직한 지게미들이 기분좋은 포만감과 꽉 찬 느낌을 전달해 준다. 나는 이 술을 잘 흔들어서 섞어 마셨지만, 그러지 않고 맑은 부분과 더 진한 부분을 나누어 마셔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동강주조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동강 근처에 양조장이 있는 것 같은데, 강원도 태백산맥의 깨끗한 물에서 나오는 깨끗하고 매끄러운 물의 질감도 매우 만족스럽다.
 
동강주조의 술에 대해서는 정말 호불호 없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한 맥주 한 캔 대신 이런 동강주조의 술을 한잔 곁들여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이런 겨울에 시원하고 청량한 술을 마시고 싶은데 맥주 마시기엔 좀 찰 것 같은 느낌의 날 (맥주는 역시 보리여서 그런지 더욱 찬 느낌이다), 이런 얼떨결에 퍼플 같은 술을 홀짝이는 것도 참 즐거울 것 같다.
 
막걸리를 즐기는 취미도 참 재미있다.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이 나누고 싶은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남기면서 조금씩 좋은 막걸리들을 알려가는 것도 참 보람있는 일인 것 같다. 

 

<동강주조의 다른 술>

2023.11.1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얼떨결에 옐로 (6도, 강원도 영월군, 동강주조)

2023.11.2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얼떨결에 (6도, 강원도 영월군, 동강주조)

동강주조 퍼플

 

728x90
반응형

댓글